15일까지 전국서 대규모 행사
“청와대서 전경련에 협조 요청”
창조경제센터 홍보 ‘관제 행사’ 지적
전경련 “연고지 따져 결정한 것”
청와대 “전경련이 자체적으로 준비”
“청와대서 전경련에 협조 요청”
창조경제센터 홍보 ‘관제 행사’ 지적
전경련 “연고지 따져 결정한 것”
청와대 “전경련이 자체적으로 준비”
전경련은 6일 광복 70년을 맞아 9개 기업이 주관하는 대규모 불꽃축제와 콘서트가 7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행사는 7일 강원도(네이버), 8일 제주(다음카카오·아모레퍼시픽), 14일 부산(롯데)·대구(삼성)·대전(SK), 15일 서울(엘지·씨제이)과 광주(현대차)에서 열린다.
행사가 열리는 지역과 기업을 보면, 대부분 청와대가 주도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집단이 센터가 있는 지역에서 개최한다는 특징이 있다. 충북 청주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마련한 엘지가 서울에서 행사를 여는 것만 다르다. 행사 내용에서도 ‘창조경제’ 정책을 부각시키려는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경제 살리기 분위기 조성과 창조경제 정책 홍보를 위해 기업을 동원한 ‘관제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대 그룹의 한 임원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전경련에 행사 요청을 했고, 다시 전경련이 해당 그룹 관계자들을 모아 이런 취지의 행사를 열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불꽃쇼에만 10억원가량의 큰돈이 필요한데 수십억원의 비용을 자발적으로 낼 기업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10대 그룹의 한 홍보임원은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국풍 81’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국풍 81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1년 5월28일부터 닷새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규모 문화행사로, 5·18 광주항쟁 이후 군사정권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급작스레 준비해야 하는 데 따른 불만도 있다. 다른 5대 그룹의 한 임원은 “이번 행사가 광복 70년을 맞아 치러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급작스럽게 조직해 만들어진 느낌”이라며 “행사가 짧게는 이틀도 안 남았는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기획 취지가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불꽃축제와 함께 열리는 콘서트에서 ‘창조경제’를 강조할 계획이다. 씨제이그룹 쪽은 “불꽃축제와 함께 콘서트를 준비중”이라며 “콘서트에는 창조경제 개념을 담기 위해 우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발굴한 뮤지션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그룹 임원 역시 “콘서트 행사장에 우리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내용을 담으려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의혹을 부인한다. 김주태 전경련 산업정책팀장은 “청와대의 요구 없이 전경련이 3~4주 전부터 고민을 해서 전국 지역을 나누어 행사를 마련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 거점 중심으로 기업을 배정하기보다 원래 기업 연고지를 따져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대기업 주관 행사가 광복 70년을 기념할 뿐 아니라 휴가철을 맞아 국내 관광 활성화와 내수 회복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경련 쪽은 “기업들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청년실업, 경기침체로 저하된 사회 분위기를 전환하자는 데 뜻을 모아 국민 신바람 축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이번 행사가 전경련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행사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광복 70주년 관련 여러 행사를 하니 전경련도 하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한 것이 모두”라며 “각 지역 대기업들이 이번 메르스 등으로 소비도 침체되고 하니 분위기 띄우겠다는 뜻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최혜정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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