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노인
독거노인·여성·중졸이하 많아
부유한 ‘우피족’은 6.2%에 그쳐
독거노인·여성·중졸이하 많아
부유한 ‘우피족’은 6.2%에 그쳐
신조어 ‘우피족’은 2003년께 광고업계를 중심으로 생겼다. ‘Woopie(Well-off older people)족’이란 경제적으로 여유를 즐기며 사는 풍요로운 노인으로,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령층의 객관적 현실을 파악하려면 우피족보다는 ‘푸피족’에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조어 ‘푸피Poopie(Poorly-off older people)족’을 새로 만들어 내놓으며, 우피족의 반대 개념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노인을 뜻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가구주가 65살 이상인 고령층 가운데 가구원 수를 감안해 조정·산출한 ‘가구균등화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가구를 푸피족으로, 150% 이상을 우피족으로 분류했다.
2014년 고령층 가구(371만) 중 가장 많은 건 푸피족(200만·54%)이었다. 반면 풍족한 우피족은 23만 가구(6.2%)에 불과했다. 둘 사이(50~150%)에 있는 고령 중산층은 148만 가구(39.8%)였다. 연구원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사용해 고령층을 분류했다.
푸피족은 독거노인, 여성, 중졸이하 학력 등의 인적 특성을 갖는다. 연구원은 2014년 기준 170만 가구의 독거노인 가운데 푸피족은 122만 가구(71.9%)에 달했다고 밝혔다. 독거노인 중 우피족은 4만 가구(2.6%)에 그쳤다. 고령층 가구를 여성 가구주와 남성 가구주로 나눠 분석해보니 여성 가구주 174만 가구 가운데 푸피족은 69.8%에 이른 반면, 남성 가구주에서 푸피족은 40%로 낮았다. 학력 수준으로 봐도 중졸이하 가구주는 푸피족이 66.8%인 반면, 대졸 이상은 23.1%로 훨씬 낮았다.
푸피족과 우피족 간의 소득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푸피족의 월평균 명목 경상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공적이전소득 등의 합)은 2006년 51만원에서 2014년 63만원으로 늘어났는데, 우피족은 같은 기간에 448만원에서 580만원으로 늘었다. 둘 사이의 격차는 9.2배다. 경상소득에서 공적연금, 기초노령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하면 둘 사이의 소득 격차는 2006년 9.7배에서 2014년 13.4배로 더 커진다. 특히 공적이전소득을 빼면 푸피족의 월평균 소득은 2006년 39만원에서 2014년 33만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월평균 가계수지 격차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푸피족은 2006년 16만원 적자에서 2014년 19만원 적자로 적자폭이 커진 반면, 우피족은 38만원 흑자에서 115만원 흑자로 흑자규모가 증가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푸피족의 소득여건 개선을 위해 공공근로사업 확대 등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일자리를 지원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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