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가 삼성정밀화학 지분 5.05%(130만3922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10일 공시했다.
헤르메스는 7월3일 삼성정밀화학 주식 5.02%를 갖고 있다고 처음으로 공시한 이후 같은 달 10일 4.63%로 줄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어 다시 5% 이상을 보유하게 돼 공시한 것이다. 헤르메스의 법률 대리인은 삼성물산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법률 대리인이기도 한 법무법인 넥서스다.
삼성정밀화학 서광영 부장은 “헤르메스의 의도가 무엇인지 우리도 모른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르메스가 공시한 바를 살펴보면 엘리엇과는 구분된다. 엘리엇은 지분 5% 이상 보유를 신고하면서 보유 목적으로 ‘경영 참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헤르메스는 엘리엇이 사용한 ‘일반 서식’이 아닌 ‘약식 서식’을 써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경영 참가 목적 행위로 이사의 선임 혹은 해임, 주주 제안, 배당 요구 등이 꼽힌다. 헤르메스가 이같은 요구를 할 경우 공시 위반이 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헤르메스의 목적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증권사 분석가는 “화학 업종이 일본에 비해 한국이 저평가받은 측면이 있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의 분석가는 “삼성에스디아이(SDI)와 합병을 염두에 둔 투자로 보인다”며 “하지만 삼성정밀화학에 노조가 있어 삼성에스디아이와의 합병이 추진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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