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중국 경기부진 지속 등
대외변수에 외국인 석달째 매도세
개인 매수에 지수 2003으로 마감
대외변수에 외국인 석달째 매도세
개인 매수에 지수 2003으로 마감
10일 코스피지수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부진 등에 대한 우려로, 장중 한때 2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인 7일보다 7.06 내린 2003.17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이날 오전부터 하락세를 보인 코스피는 한때 1993.96까지 떨어졌다가,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가까스로 2000선을 지켰다. 장중 2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한달여 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72억원어치를 산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0억원, 57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는 지난달 초 2100선(종가기준)에 재진입하기도 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석달 연속 이어지면서 2000선을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월에 2조9111억원, 4월에 4조6493억원, 5월에 1조725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6월에 1조46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며, 매도세로 전환한 뒤, 지난달과 이번달(8일 현재) 각각 1조7912억원, 1664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이와 함께 주가 하락기에 주가를 받쳐주던 연기금의 매도세도 코스피 부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주 44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매도세를 키운 배경으로는, 우선 미국이 오는 9월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오르고 환차손 우려 때문에 외국인들이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일 발표된 중국 ‘7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줄어들어, 시장 전망치보다 감소폭이 컸다. 수입도 8.1% 줄어 9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김학균 케이디비(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상황에서 중국 실물경제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는데, 이에 우리 기업 실적도 같이 나빠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데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대주주 지배구조의 불확실성 등으로 대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점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7일까지 롯데그룹 상장사 7곳의 주가는 평균 2.81% 내려, 코스피 하락률(1.42%)의 2배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공급적인 이슈 때문이 아니라 중국 등의 수요 부진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과 관련한 조선, 건설, 기계, 정유, 철강 등의 종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선진국 주식시장도 조정기간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시장이 주춤해지는 상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진국 시장상황을 신흥시장의 투자 판단 기준으로 삼는데, 그 여파로 우리나라 증시 투자에 적극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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