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효세율 19.1%…3.7%p↓
정부예상과 달라…“법인세 올려야”
정부예상과 달라…“법인세 올려야”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세부담이 한해 전보다 더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최저한세율 인상과 비과세·감면 축소 등 최근 몇년새 이루어진 법인세 강화 조처로 인해 지난해 기업 세부담이 늘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16일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세부담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소득 발생연도 기준) 실효세율은 19.1%로 한 해 전인 2013년(22.8%)보다 3.7%포인트 떨어졌다. 시총 상위 10대 기업으로 좁혀서 보면, 실효세율은 같은 기간 21.5%에서 17.9%로 4.0%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에서 실효세율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공시된 손익계산서 항목인 ‘법인세 비용’을 ‘법인세 차감전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구했다. 통상 과세당국이 정하고 있는 실효세율(총부담세액을 과세표준 소득으로 나눈 값)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주요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은 같은 기간 동안 26.0%에서 15.6%로 10.4%포인트나 하락했다. 또 삼성에스디에스는 27.4%에서 24.9%로, 제일모직은 35.6%에서 22.8%로 떨어졌다. 안 의원은 “100대 기업 법인세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총 상위 99대 기업만 보더라도 실효세율(20.5%)은 2013년(20.8%)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1.4%포인트)와 에스케이하이닉스(10.3%포인트), 포스코(13.5%포인트) 등의 실효세율은 같은 기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석 결과는 과표 1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최근 3년간 14%에서 17%로 올리는가하면,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줄이는 세법 개정 영향으로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올라갈 것으로 본 정부 예상과는 거리가 있다. 안 의원은 “실효세율이 낮아진 것은 비과세·감면 축소 중심의 정부 세법 개정이 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법인세율 인상을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번 분석은 개별 기업들의 세부담 수준을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보긴 어렵다.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되는 사업보고서(개별 손익계산서)를 바탕으로 분석이 이뤄진 탓이다. 예를 들어 과세 소득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세무조정이 많을 경우엔 실제 기업 세부담을 측정한 값과 오차가 커질 수 있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사업보고서를 통한 세부담 분석은 일정부분 한계를 안고 있지만, 개별 납세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현실에서 비교적 연구자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석 방식”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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