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보고서 내
경력자 선호탓 실업난 가중
경력자 선호탓 실업난 가중
최근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충격이 다른 연령대보다 청년층에 더욱 크며 청년층 임금의 상대적 하락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지(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과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18일 ‘청년 실업으로 인적 자본 훼손된다’ 보고서에서 최근 청년실업이 빠르게 늘어나는데다 고용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최근 청년실업률 갭(청년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을 초과하는 정도)이 최근 6%포인트를 넘어서며 최대치에 이른 원인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우리 잠재성장능력이 떨어진 데서 찾았다. 연구원은 1990년대 7%대에서 1997년 외환위기 뒤 4%대로,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3%대로 낮아진 우리 잠재성장률과 연령별 실업률의 탄력치를 계산했다. 이 결과 청년층은 -0.19로 30대(-0.11), 40대(-0.08) 등 다른 연령대에 견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지속에 대한 확신이 낮아질 때는 단기적 성과를 중시하면서 초기 업무교육 비용이 많이 드는 청년층보다 경력자를 채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은 고용도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취업하더라도 임금과 정규직 여부 등 고용의 질이 전보다 낮아졌다. 15~29살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은 2012년 31.6%에서 올해 상반기 33.1%로 높아졌다. 30~50대는 같은 기간에 비정규직 비중이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임금 수준도 낮아져, 전체 평균 임금에 대비한 청년층 평균 임금은 지난 3월 기준으로 72%였다. 2008년 이후 계속 하락 추세다.
특히 졸업 뒤 실업을 경험한 청년층은 소득과 고용 기회 상실의 가능성이 더욱 컸다. 연구원이 2010년 대학 졸업자의 2013년 취업과 임금을 분석해 보니, 졸업 뒤 실업 상태를 경험한 청년층은 2013년 취업할 확률이 73.9%에 불과했다. 반면 취업 경험이 있는 졸업생은 91.2%로 높았다. 이들의 임금도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보다 월평균 50만원 낮았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고용의 질도 나빠지면서 니트(NEET)족(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받지도 않으면서 일도 하지 않는 청년층)은 다시 늘고 있다. 국내 니트족은 2014년 17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가 올해 빠르게 다시 늘어 18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원은 “청년 인적 자본의 손상을 막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가 시급하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내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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