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엘리엇에 5000만달러 투자
우회적 국내투자 논란 의식한 듯
우회적 국내투자 논란 의식한 듯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한국 투자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여부를 놓고 삼성 쪽과 갈등을 빚어온 터라, 한국투자공사의 이번 우려 전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한국투자공사가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상호 간 맺은 투자 특약 조건을 환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한국투자공사의 우려 전달 시점과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투자공사는 외환보유액을 종잣돈으로 삼아 해외 투자를 하는 국부펀드로, 지난 2010년 10월께 엘리엇 쪽에 5000만달러 가량 투자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40%에 이른다.
이 당국자가 언급한 ‘특약 조건’은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총 운용 자산 중 한국 자산 편입 비중이 5%를 넘어설 경우 한국투자공사가 맡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을 뜻한다. 한국투자공사는 현재 20여개 국외 사모펀드에 투자금을 맡기고 있는데, 대부분 이러한 조건을 달았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기재부의 또다른 당국자는 “한국투자공사의 위탁 운용을 맡은 국외 펀드가 국내 자산을 편입할 경우, 자칫 국내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 수 있다”며 “이번 우려전달도 최근 엘리엇과 삼성 간의 갈등 와중에 돌출된 우회 투자 논란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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