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거래 활성화 영향
대외 불확실성 커 낙관 어려워
대외 불확실성 커 낙관 어려워
올해 상반기에 부동산·주식 거래가 늘면서, 정부의 세금 수입이 지난해보다 8조원 더 늘었다. 하지만 7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세수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20일 기획재정부가 낸 ‘8월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10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8조4000억원)에 견줘 8조2000억원이 늘었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가 같은 기간동안 전년보다 4조4000억원 더 걷혔고, 법인세 수입도 2조원가량 늘었다. 증권거래세 등이 포함된 기타세수도 2조원이 더 걷혔다.
세수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우선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2013년에 견줘 개선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법인세는 한 해 전 벌어들인 소득을 기준으로 그 다음해 과세된다. 소득세는 주택거래 활성화로 양도소득세가 증가하면서 세수가 늘었다. 기타세수 증가는 주식매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이밖에도 2013년~2014년 비과세·감면을 줄이는 방향의 세법 개정도 세수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세금이 걷히는 속도를 보여주는 세수진도율(걷힌 세수/세입 예산)도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지난해 6월까지 세수진도율은 45.5%에 머물렀으나 올들어선 본예산 기준 48.2%, 추가경정예산안 기준으로는 49.4%이다. 지난 7월 말 국회는 5조4000억원 가량 줄인 세입경정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세수 여건을 안심하기엔 이르다. 7월 메르스 사태로 급격한 소비 위축을 겪었기 때문에 물품에 붙은 부가가치세 세수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담당자는 “중국 경제 불안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세수 하방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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