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대자동차에 입찰된 한전 터 . 연합뉴스
서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터의 공개 입찰 마감일이 24일로 다가오면서, 누가 얼마에 이 땅을 손에 넣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지난해 매각된 옛 한전 터와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와 삼성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일단 업계에선 한전 터 입찰처럼 시장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고가 낙찰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일 건설 업계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건설 주도로 서울시가 내놓은 서울의료원 부지(토지 3만1544㎡, 건물 9개동) 입찰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입찰 참여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낙찰받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옛 한전 부지와 이 땅이 100m가량 떨어져 있어 함께 개발할 경우 시너지가 크다고 보는 분위기이다.
지난해 한전 땅 입찰에 나섰다 고배를 마셨던 삼성도 서울의료원 부지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입찰 여부에 대해선 함구 중이다. 업계에선 지난 2011년 서울의료원에 인접한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매입했던 삼성생명이 이번에도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점친다. 삼성생명은 당시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3.3㎡당 7003만원)에 사들였으며, 현재는 이곳을 강남경찰서에 임대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두 그룹이 한전 부지에 이어 다시 맞붙는다고 해도 서울의료원은 한전 부지와 같은 고액 낙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감정가의 3배인 10조5500억원(3.3㎡당 4억3879만원)에 낙찰받은 뒤 고가매입 논란과 주가 하락 등 후유증을 겪었기 때문이다. 서울의료원의 최저 입찰가격인 감정가는 9725억원(3.3㎡당 1억170만원)으로, 영동대로에 접한 한전 부지와 달리 입지가 뒤처지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이번 입찰은 한전 부지와 달리 한 곳이 단독입찰을 해도 유효한데다 땅값도 높은 편이다. 누구든 고액 베팅보다는 적정가 매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동 일대는 현대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외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고속철도(수서역)가 연계되는 교통 요충지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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