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로닉스(옛 해태전자)의 매각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이트로닉스의 새 법정 관리인으로 선임된 박승두 사장은 12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지난달 말 공고된 매각 절차에 따라 14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다음달 8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은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며 “연말까지는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몇 차례 무산된 이트로닉스의 새 주인찾기 작업은 지난 2002년 이후 3년 연속 영업 흑자를 낸 데다, 보유 자산의 상승, 사업장 단일화 등의 호재까지 겹쳐 이번엔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박 사장은 “채권단은 인수·합병이 늦어지는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에 매각하지 못하더라도 일부 채무를 탕감해 주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채무가 탕감되더라도 완전히 독자 생존하는 데는 5~10년이 걸리는 만큼 인수·합병을 성공시켜 회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매각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서울 여의도 사옥 등 부동산 가치 상승, 노사간 천안·화성 사업장 통합 합의 등을 감안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적어도 5곳 이상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수가격은 지난해 이레전자와 케이티비(KTB) 네트워크 컨소시엄이 제시했던 870억원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트로닉스는 1996년 해태전자가 인켈과 나우정밀을 합병해 만든 회사로, 97년 해태그룹 부도 뒤 2000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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