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부산 IDB총회’ 후원 요구
기관당 5000만~7000만원씩 기부
부산시도 ‘이전 환영행사’ 열면서
대관료 등 1360만원 부담시켜
기관당 5000만~7000만원씩 기부
부산시도 ‘이전 환영행사’ 열면서
대관료 등 1360만원 부담시켜
부산광역시로 본사를 옮긴 금융공기업들이 부산시와 기획재정부 행사를 후원하는 ‘물주’ 취급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부산 소재 금융 공공기관과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 5개 금융공공기관(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기술신용보증기금, 대한주택보증)과 한국거래소는 기획재정부와 사단법인 한·중남미협회의 후원 요구에 따라 올해 3월 이 협회에 기관당 5000만~7000만원씩 총 3억2200만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1월 이들 기관에 공문을 보내 부산에서 열리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행사 후원과 협찬, 임원 참석 등을 요구했다. 한·중남미협회는 이를 근거로 미주개발은행 연차총회 문화행사 ‘후원 분담금’을 요구하는 공문을 재차 보내어 이들 공공기관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으로부터 행사비용을 제공받는 것을 얼마나 당연하게 여겼으면, 협회에서 협찬·후원 요청이 아니라 애초부터 ‘분담금 납부 요청’이라고 명시해서 공문을 발송하느냐”며 “공공기관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부산시도 지난 3월 ‘이전 공공기관 환영 및 비전선포식’을 하면서 주관기관으로 예탁결제원을 지정해, 행사장소 대관료와 호텔 음식비용 등 1360만원을 부담시켰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전을 환영받아야 할 기관에서 자기를 위한 환영행사를 하는 ‘셀프 환영회’가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부산시가 혁신도시 공공기관장 협의회를 운영하면서 이전 공공기관들에 주관기관을 맡겨 순번제로 비용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김 의원은 비판했다. 그는 “지자체나 기재부가 공공기관을 ‘봉’ 취급하고 행사비용 부담을 요구하면서 어떻게 공기업의 방만 경영을 문제 삼을 수 있겠느냐”며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의 본래 취지를 퇴색하게 하는 고질적인 관행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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