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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저유가 지속되는데 경제는 왜 안 살아날까

등록 2015-10-18 21:38

궁금증 ‘톡’
외부 환경이 잘 맞아떨어져 한국 경제가 크게 성장한 대표적 사례가 1980년대 중·후반 ‘3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 호황’이다. 지금도 확실한 저유가·저금리 시대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ℓ당)을 넘은 2012년을 떠올리면 1500원가량인 지금은 운전대를 잡는 마음이 가볍다. 세금 비중이 큰 가격구조 때문에 휘발유값 하락 폭은 한계가 있지만, 원유값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토막이 나 배럴당 40달러대다. 한국 경제가 씽씽 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렇지 못할까?

일반적으로 수입국 입장에서 저유가는 큰 호재다. 경제의 3대 축인 소비·투자·수출에 두루 이롭다. 반대로 유가가 급등한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때 원유 수입국들은 휘청했고, 산유국들은 짭짤한 재미를 봤다. 과거 유가 급등락 시기에는 이스라엘-아랍 전쟁, 이란의 감산, 걸프전 등 중동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요인이 작용했다. 주로 공급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다른 문제가 없다면 수요국 입장에서는 ‘고유가=악재, 저유가=호재’라는 단순 등식이 잘 작동했다.

그런데 지금은 ‘불황형 저유가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수요국들의 불황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고공행진하던 유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한때 70% 가까이 폭락했다가 세계적 돈풀기에 힘입어 다시 100달러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발 셰일혁명으로 공급 증가 압력이 커진데다 중국의 고속성장에 서서히 제동이 걸리면서 수요가 추세적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번졌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셰일오일과의 경쟁을 의식해 감산 불가를 외치며 공급을 늘린 것은 유가를 폭락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연초만 해도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 폭락이 주로 공급 측면에 기인하며, 저유가는 원유 수입국인 한국에는 호재라는 진단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경제성장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이런 진단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유가 하락 이면에 있던 세계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더 뚜렷해지기 시작한 셈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하락은 수요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함에 따라 대외 수요 여건의 부진이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유가 하락 충격의 원인이 수요와 공급으로 복합적일 경우 저유가가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저유가로 산유국들의 상품 수입 여력이 줄어든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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