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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엘지전자 연구원들, 현업부서 배치 왜?

등록 2015-10-19 21:03수정 2015-10-20 14:49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최근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본사 지원부서를 비롯해 사업부서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 데 이어 연구소 인력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엘지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브이시(VC)사업본부(자동차 관련 부문)의 인력을 늘리기 위해 전문 연구개발 부문인 시티오(CTO) 부문과 각 사업부서의 연구원들을 전환 배치하고 있다. 두 회사의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DMC 연구원 1000명, 현업부서로
사업부 일부 직원엔 ‘권고사직’
해외 신기술 업체 인수 적극적
인수를 ‘성장 전략’으로 잡은듯

엘지전자

TV연구소 100명, VC사업본부로
가전·휴대전화 부문서도 진행중
“자동차 관련 매출 늘어 재조정”
‘새 성장동력 키우기 일환’ 시각도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부문인 디엠시(DMC·Digital Media&Communication) 인력의 절반가량인 1000명을 현업 부서에 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삼성전자 임원은 “현재 디엠시 연구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엠시는 향후 통신기술표준이 될 수 있는 ‘5G’를 비롯해 3차원 프린터 등 긴 안목으로 기술 개발에 전념하는 부서다. 이런 연구 인력을 현업에 배치하겠다는 건 여러 해석을 낳는다.

우선 인력 구조조정의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이끄는 본사 조직을 시작으로 전체 부서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한 사업부서의 50대 부장은 “전사업부별로 면담이 진행돼 일부 직원들은 권고사직을 받았다. 경영 상황이 안 좋다는 이유로 인력을 줄이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간부들은 퇴사한 이후 베트남 삼성전자법인에 재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의 고위임원은 “주로 전환 배치를 하는 중인데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은 퇴사할 수도 있다”며 “정부 정책에 맞춰 새 인력을 뽑으려면 기존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구인력의 현업 부서 배치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동시에 향후 연구개발 방향의 변화를 시사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루프페이나 이스라엘 얼리센스를 인수해 모바일결제시스템(삼성페이)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슬립센스)를 선보이는 데 큰 덕을 봤다. 최근에도 뉴질랜드의 가상현실 전문업체 ‘8i’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기업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한 전자업체 간부는 “삼성이 지난해부터 미국 등에서 열리는 신생 기업 대상 ‘펀딩 라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신기술 전문 업체를 사들이는 것이 직접 개발을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줄어든 연구인력으로 기존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막대한 현금 보유액으로 기업 인수를 하는 쪽으로 성장 전략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임원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본격 출범을 앞두고 인력 감축을 통한 재정비는 물론 성장 전략의 변화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엘지전자도 최근 티브이연구소(TVED)에서 브이시사업본부로 옮길 연구원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하는 등 인력을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티브이연구소의 한 간부는 “100명을 선정해 일대일로 부서 전환에 대한 본인 의견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오 부문이나 휴대전화를 맡는 엠시(MC)사업 부문 등에서도 같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티오 부문에서 일하는 한 연구원은 “최근 부서장과 부서 전환과 관련해 면담을 했지만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지전자 홍보팀은 “최근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투자뿐 아니라 매출도 늘어나고 있어 꾸준히 인력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브이시사업본부 직원 수는 지난 3월말 2381명에서 3개월 만에 2608명으로 증가했다.

엘지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과 달리 기존 인력을 활용해 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엘지의 한 간부는 “엘지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을 위해 국내 자동차 업체의 인력을 스카우트하려고 해도 연봉 격차가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처럼 곳간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어서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도 어려운 처지다. 엘지전자의 이익잉여금은 2014년 9조원대로 170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와 비교가 안 된다. 엘지전자는 2013년 휼렛패커드(HP)로부터 ‘웹오에스’(WebOS)를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인수·합병이 없었다.

또 이는 향후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 개편 방향도 보여준다. 이날 엘지화학은 소재사업 집중을 위해 올레드(OLED) 조명 사업을 엘지디스플레이로 양도한다고 밝혔다.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이 최근 ‘변화’를 강조한 상황에서 기존 인력의 신성장 사업 부문으로의 재배치가 사업구조 개편과 맞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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