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이상·청년층일수록 심해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미스매치)이 심화돼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최영준 차장과 김현재 조사역은 21일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의 노동시장 미스매치 지수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2001년에서 2013년 사이 연령대별로 측정해 종합한 지수가 한국(1.57→1.75), 미국(0.35→0.51), 스페인(1.08→1.92)은 점차 커져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1.60→0.74)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감소세를 이어갔고, 일본은 0에 가까운 수준에서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이 지수는 학력이나 기술 수준 등을 이유로 노동시장 수요-공급이 맞지 않는 현상을 측정하는데 클수록 미스매치가 심각함을 뜻한다.
한국의 연령대별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1)보다 높다. 특히 대졸 이상 학력자와 15~29살 청년층의 미스매치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 이후 평균 44%이던 청년층 고용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0%로 떨어진 것과도 연관돼 있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청년층 비중이 줄면서 지수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숫자가 증가한 고학력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고용시장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20~30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산업에 대한 청년 인식조사’에서 57.3%가 희망하는 분야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경제의 불확실성, 노동시장 경직성, 정책의 비효율성도 이유로 제시했다. 또 2002~2013년 추이를 관찰하면, 청년층과 고학력자의 노동시장 미스매치 증가가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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