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6%…외환위기때보다 부진
지난해 국내 제조업 매출 증가율이 196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제 성장의 주축 역할을 해온 제조업의 부진이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2014년 기업 경영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제조업 매출액은 2013년과 견줘 1.6% 감소했다. 법인세 신고 기업들 중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영리법인들의 재무제표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는 제조업체 12만2097곳, 비제조업체 40만8544곳을 대상으로 했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처음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2010년 18.5%, 2011년 13.6%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이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4.2%, 0.5%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도 소폭(0.7%)이지만 증가했고,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2.2%)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한은은 수출 부진과 함께 수출입 물가 하락과 환율 등 가격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스마트폰 등의 매출이 줄면서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보다 올랐으나 수출 감소세가 지속돼 제조업 매출의 회복세 반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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