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1조 매입 소각으로 주주가치 높여
내부에선 직원들 10~30% 구조조정 진행
내부에선 직원들 10~30% 구조조정 진행
삼성전자가 11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향후 주당 배당금이 늘고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원사업부문을 비롯해 전부문에서 인력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 가치 제고 작업을 펼쳐 내부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처에 대해 주가가 회사의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되어 있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 가치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1회차 자사주 매입 규모를 4조2천억원으로 정하고, 30일부터 향후 3개월간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전체 매입 규모인 11조3천억원은 현재 시가총액(약 200조원)을 감안하면 전체 주식의 5~6%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22%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어,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여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의 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다.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10% 이상 낮을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임으로써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로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오전 10시16분 기준 전날보다 4.89%(6만4천원) 오른 137만2천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평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해관계자인 직원 수를 줄이면서 ‘주주 환원 정책’을 시행하는 것에 내부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간부는 “동료들을 떠나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만 이익을 나눠준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이 전부문에서 진행되면서 그 대상이 10~30%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 쪽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업황에 따른 상시적인 조정”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에 영업이익 7조39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08% 늘어나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식 가치가 오른 가운데, 그 수혜는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주 구성이 지난 3월 기준으로 삼성생명(7.21%) 등 삼성 쪽 지분을 제외하면 개인 소액주주는 3% 수준이고 국민연금이나 미국계 헤지펀드 블랙록 등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주를 이룬다. 또 국민연금이나 미국계 헤지펀드 블랙록 등 상당수 기관투자가들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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