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대기업 장년 노동자 현황 분석
내년부터 노동자 300명 이상 대기업은 60살 정년이 의무화된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은 이미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이 55살 이상 장년 노동자의 고용 연장에 별 보탬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제도 도입 삼성전자·롯데건설
55살 이상 노동자 되레 줄어들어 LG전자 등도 소폭 증가에 그쳐
생산직 많은 현대차는 비중 높아 ‘한겨레’와 공동분석 심상정 의원
“장년 임금 깎아 청년 고용은 허구” 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과 <한겨레>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0~2014년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이미 도입한 삼성전자, 엘지(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유플러스, 에스케이(SK)텔레콤, 롯데건설·제과 등 8개 기업의 55살 이상 노동자 현황(임원 제외)을 분석했다. 그 결과 55살 이상 노동자의 비중이 도입 이전과 이후에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롯데건설은 제도 도입 이후 되레 55살 이상 노동자가 줄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두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2016년 도입될 예정인 정년연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5살 이상 노동자는 제도 시행 전인 2013년 432명(0.4%)에서 시행 뒤인 2014년 404명(0.4%)으로 28명 줄었다. 또 정년퇴직자도 같은 기간 64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이는 구조조정 등으로 상당수 직원들이 정년을 맞기 전에 회사를 떠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홍보 임원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의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2014년 두 제도를 도입했는데 55살 노동자가 2013년 198명(6.3%)에서 2014년 169명(5.4%)으로 29명 줄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건설업의 특성상 현장 근로자는 상용직이더라도 정년연장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장년 근로자 비중의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머지 6개 기업은 제도 도입 이후 55살 이상 노동자 비중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엘지디스플레이와 엘지전자는 2007년 정년을 55살에서 58살로 연장하고 임금을 56살부터 10%씩 깎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010년 55살 이상 노동자가 전체 3만507명 가운데 8명으로 미미했고, 이후 해마다 약 10명씩 늘어 2014년 43명(0.1%)이 됐다. 엘지전자는 2010년 0.3%에서 조금씩 늘어나 2014년 1.2%(471명)로 0.9%포인트 증가했다.
엘지유플러스와 에스케이텔레콤은 2014년 60살로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2013년 각각 30명(0.4%)과 25명(0.6%)이었던 55살 이상 노동자가 2014년 48명(0.6%)과 39명(0.9%)으로 소폭 늘었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직원의 평균 연령이 낮아 적용 대상이 적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도 같은 해 제도를 도입했는데 55살 이상 노동자가 2013년 40명(0.8%)에서 2014년 71명(1.4%)으로 증가했다. 또 남성 생산직 노동자가 많은 엘지화학은 2011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2014년 정년을 60살로 연장했다. 그사이 55살 이상 노동자가 2010년 235명(2.3%)에서 2014년에는 484명(3.3%)으로 늘었다.
반면 예전부터 정년이 58살로 높았던 현대차는 55살 이상 노동자의 비중이 2010년 3.9%(2181명)에서 2014년 8.5%(5537명)로 두배 이상 늘었다. 또 현대모비스는 같은 기간 2.2%(139명)에서 3.9%(316명), 현대제철은 10.6%(936명)에서 10.7%(1216명)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생계를 책임지는 남성 생산직 노동자가 다른 기업에 비해 많고, 58살 정년 이후에도 건강에 이상이 없고 본인이 희망하면 60살까지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삼성전자는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는데도 55살 이상 노동자가 줄었고 다른 기업들도 55살 이상 장년층의 비중이 매우 낮다. 내년부터 다른 대기업들이 정년을 60살로 늘리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실질적으로는 정년연장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들의 임금을 깎아 청년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허구”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55살 이상 노동자 되레 줄어들어 LG전자 등도 소폭 증가에 그쳐
생산직 많은 현대차는 비중 높아 ‘한겨레’와 공동분석 심상정 의원
“장년 임금 깎아 청년 고용은 허구” 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과 <한겨레>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0~2014년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이미 도입한 삼성전자, 엘지(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유플러스, 에스케이(SK)텔레콤, 롯데건설·제과 등 8개 기업의 55살 이상 노동자 현황(임원 제외)을 분석했다. 그 결과 55살 이상 노동자의 비중이 도입 이전과 이후에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롯데건설은 제도 도입 이후 되레 55살 이상 노동자가 줄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두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2016년 도입될 예정인 정년연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5살 이상 노동자는 제도 시행 전인 2013년 432명(0.4%)에서 시행 뒤인 2014년 404명(0.4%)으로 28명 줄었다. 또 정년퇴직자도 같은 기간 64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이는 구조조정 등으로 상당수 직원들이 정년을 맞기 전에 회사를 떠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홍보 임원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의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2014년 두 제도를 도입했는데 55살 노동자가 2013년 198명(6.3%)에서 2014년 169명(5.4%)으로 29명 줄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건설업의 특성상 현장 근로자는 상용직이더라도 정년연장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장년 근로자 비중의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머지 6개 기업은 제도 도입 이후 55살 이상 노동자 비중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엘지디스플레이와 엘지전자는 2007년 정년을 55살에서 58살로 연장하고 임금을 56살부터 10%씩 깎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010년 55살 이상 노동자가 전체 3만507명 가운데 8명으로 미미했고, 이후 해마다 약 10명씩 늘어 2014년 43명(0.1%)이 됐다. 엘지전자는 2010년 0.3%에서 조금씩 늘어나 2014년 1.2%(471명)로 0.9%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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