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2조원서 2013년 5800조원
면적 3.3%인 대지가 땅값의 50%
면적 3.3%인 대지가 땅값의 50%
50년간 한국 경제가 1900배(명목가격 기준) 성장할 동안 땅값은 3000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조태형 팀장과 최병오 과장 등은 16일 낸 ‘우리나라의 토지자산 장기시계열 추정’ 보고서에서 1964년 1조9300억원이던 전국 땅값 총액이 2013년 5848조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995년 이후 전국 공시지가와 그 이전의 부분적 지가 자료들을 종합해 추산한 것으로, 한은이 경제개발 본격화 이후의 땅값 변화를 추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년간 전국 땅값 상승률은 3030배에 이른다. 평방미터(㎡)당 평균 가격은 19.6원에서 5만8325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에 국내총생산(GDP)은 1933배 증가했다.
국부의 절반이 넘는 토지 가격의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은 2013년 현재 409%로, 50년 평균(392%)을 조금 웃돈다. 국내총생산 대비 땅값은 1970년 547%, 91년에는 597%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1970년에는 고속도로 및 산업단지 건설과 서울 강남 개발, 91년에는 ‘3저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와 집값 폭등이 영향을 줬다.
땅값 상승은 집터인 대지가 주로 이끌었다. 50년간 대지의 비중은 전체 토지의 1.4%에서 3.3%로 커졌는데, 같은 기간에 전체 땅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8%에서 50.8%로 올라갔다. 도로·철도·상수도 용지 등 주로 도시화나 산업화와 관련된 지목인 ‘기타’ 땅값 비중도 14.0%에서 20.6%로 커졌다. 반면 전·답·임야의 가격 비중은 57.2%에서 23.7%로 추락했다.
조태형 팀장은 “전반적으로 땅값은 개발과 산업화 과정, 규제의 영향에 따라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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