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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금융위기 이후 승진 ‘최소’…임원 20% 짐싸

등록 2015-12-04 20:03수정 2015-12-04 22:07

294명 승진…성과자 44명은 ‘발탁’
실적 부진에 작년보다 승진 16.7%↓
전자 1200명 중 20~30% 퇴임할 듯
이건희비서팀 해체 등 미래전략실 축소
삼성그룹이 4일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모두 294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가장 많은 임원이 승진한 2012년(501명)에 견주면 207명(41.3%)이, 지난해(353명)보다는 59명(16.7%)이 줄었다. 동시에 각 계열사별로 20~30%의 임원 수를 줄인 것으로 전해져 삼성의 전체 임원 규모는 대폭 줄게 됐다. 삼성은 “승진 규모는 줄었으나, 44명의 발탁 인사를 실시해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 줄어든 승진

삼성그룹 최근 임원 승진 현황
삼성그룹 최근 임원 승진 현황
294명의 승진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223명) 이후 최소 규모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나아지고는 있지만 완전한 회복세를 장담하기 힘든데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최근 경영 상황과 관련해 “현재도 어렵지만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임원 인사는 위기의식 속에서 승진이 대폭 축소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맡은 분야에서 특별한 성과를 낼 경우 직급별 승진 연한과 상관없이 발탁해 승진시키는 인사도 지난해 56명보다 줄어든 44명이었다. 부사장 5명, 전무 15명, 상무 24명에 그쳤다. 생산 자동화 전문가인 김학래 삼성전자 상무와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인 심상필 상무, 휴대전화 선행개발 전문가 배광진 부장 등은 승진 연한이 상무는 6년, 부장은 4년인데도 현 직책을 맡은 지 2년 만에 한 단계 직급이 올라갔다.

여성 승진도 9명으로 지난해(14명)보다 적었다. ‘배터리와 결혼한 여자’로 불리는 삼성에스디아이(SDI) 김유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청소기 등 생활가전 마케팅 전문가인 김성은 삼성전자 부장,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지송하 삼성전자 부장 등이 상무가 됐다.

■ 늘어난 퇴임

한 전자 계열사에서는 100여명 임원 중 약 20명이 짐을 쌌다. 해당 계열사의 임원은 “눈물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도 같은 상황이다. 한 금융 계열사 임원은 “30여명 임원 가운데 8명이 떠났다. 다른 계열사들도 그 정도 수준의 임원들이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209명(2014년 말 기준)의 임원이 있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복수의 삼성전자 임원들은 “임원 가운데 상당수가 떠나 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크지만 정확하게는 모른다. 그저 20~30% 수준 정도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휴대전화를 맡는 무선사업부에서만 30여명의 임원들이 짐을 쌌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총괄한 인사였지만, 많은 임원들이 자리를 비워야 했다. 김성수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2년 전 좋았던 시절에 맞춰진 임원 규모를 유지하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규모 합리화와 함께 향후 기회를 내다보는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람을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산업의 변화가 많아 미래에 기회가 올 수 있으니 5년 뒤를 내다보면서 인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2010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은 매년 신입사원을 수천명씩 뽑는데 이들을 다 먹여살려야 한다. (중략) 좋은 사람을 키워내고 사람들에게 꿈을 줘야 한다. 직원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직장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 축소된 미래전략실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의 덩치가 조금 줄었다. 이건희 회장의 의전을 담당하던 비서팀은 없어지고, 전략1팀(팀장 김종중 사장)과 전략2팀(팀장 부윤경 부사장)은 통합됐다. 기존 전략1·2팀을 비롯해 법무·인사·기획·금융·커뮤니케이션·진단·비서팀 등 9개 팀이 7개로 줄었다. 부윤경 부사장은 2014년 5월에 떠나왔던 삼성물산으로 돌아갔고, 커뮤니케이션팀의 노승만 부사장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도 법무팀 이현동 부사장이 삼성중공업으로 이동하는 등 일부 임원들이 계열사로 이동했다.

또 삼성전자의 전무 승진자 30명 가운데 목장균(인사), 박영선(진단), 최방섭(전략1팀), 최승범(전략1팀), 최정준(전략1팀) 상무 등 5명은 미래전략실 소속이었다. 1일 사장단 인사에서는 6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2명이 미래전략실 소속이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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