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어제 1178원…이틀째 10원 이상 ↑
연중 최저치보다 110원 치솟아
국제유가 하락도 달러강세 부추겨
내년 환율은 1200원대 예상 많아
외국자본 이탈 땐 금융불안 우려
연중 최저치보다 110원 치솟아
국제유가 하락도 달러강세 부추겨
내년 환율은 1200원대 예상 많아
외국자본 이탈 땐 금융불안 우려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급등했다. 임박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까지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오른 1178.6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11.5원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10원 이상 뛰었다. 최근 환율은 연중 최저치(4월29일 1068.6원)보다 100원 이상 높다.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6일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유력시되는 상황이 있다. 연준으로서는 고용시장이 꾸준히 개선돼, 예고한 금리 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주 감산 합의에 실패한 여파로 7일 미국 서부텍사스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값이 5% 이상 폭락한 것도 달러 수요를 끌어올렸다. 금융자본이 산유국 등 자원 신흥국들의 통화나 원유에서 손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몇 개월째 거론된 소재이기는 해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곧 현실화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도 함께 오르겠지만,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에는 도움이 된다. 9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달러에 대해 올해 원화 가치 하락 폭(6.8%)은 사정이 안 좋은 신흥국들에 견주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브라질 헤알화는 40%나 절하됐고,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통화도 20% 넘게 가치가 떨어졌다. 유로도 9.7% 절하됐다.
내년 환율은 1200원 안팎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엘지경제연구원은 10월에 내년 평균 환율로 1175원(올해는 현재까지 1129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권영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1250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데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통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므로 내년 전반기에 1220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계·기업의 부채 수준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외국자본 이탈과 세계 금융시장 변동이 맞물려 금융 불안이 급격히 증폭될 가능성이다. 외국인들이 돈을 빼면서 코스피지수는 7일 0.54% 하락한 데 이어 8일에도 0.75% 떨어진 1949.04로 장을 마쳤다. 최근 5거래일 동안 1조2천억여원을 뺀 외국인들의 환전 수요도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
한국은행 등은 외환보유고가 탄탄하고 단기외채 비중 등도 개선돼 외환 위기의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신흥시장 금융 불안의 감염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박상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보지만, 신흥시장에서 국가부도가 발생하면 불안 심리와 달러 쏠림 현상이 강화돼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