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도 2007년 10월 이후 최저
세계 원자재 수요 부진도 영향 끼쳐
세계 원자재 수요 부진도 영향 끼쳐
유가 하락과 세계적 수요 부진으로 수출물가가 29년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출을 통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0년=100, 원화 기준)는 80.98로 10월보다 1.0% 떨어졌다. 지난해 11월에 견줘서는 8.6% 하락했다. 이런 수치는 1986년 9월(80.79) 이래 29년2개월 만에 가장 낮다. 수출물가 하락은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물가는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를 타고 있는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4.2%(전년 동기 대비 -36.7%) 떨어졌다. ‘제1차 금속제품’도 2.5%, ‘전기 및 전자기기’도 1.4% 하락했다. 한은은 11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41.61달러로 전달보다 9.2% 떨어지는 등 유가 하락이 이어진 게 석유제품 값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수입물가지수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11월 수입물가지수는 77.03으로 전달보다 1.7% 떨어지며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에너지류 수입이 많은 한국 무역 구조의 특성 때문에 수출보다는 수입 물가가 더 떨어지면서 ‘교역 조건’은 나아지고 있다. 같은 물건을 수출한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이 과거보다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출·수입 물가 동반 하락은 수요 부진 탓도 크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국 등의 경제 발전 감속이 원자재 가격을 떨어트리고, 원자재 수출국은 그 영향으로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에 빠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박솔 연구원은 “최근 수출 감소와 수출물가 하락은 수요 위축이라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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