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 혁신 넘어 IoT 시대 질주
드론·자율주행차의 정보거래 활용도
드론·자율주행차의 정보거래 활용도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공개 결제기록 장부 기술로 처음 개발되었지만 높은 투명성과 보안성 덕에 앞으로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어떤 이들은 이 기술을 인터넷의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중요한 기술로 주목하기도 한다.
중남미의 가난한 나라인 온두라스는 지난 3월 자국의 토지거래 기록을 기존의 단순 전산 데이터베이스 방식에서 블록체인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전환 작업을 맡은 미국의 블록체인 기업 팩톰은 올해 말까지 온두라스의 모든 토지 소유 기록을 블록체인 방식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온두라스는 불투명한 토지 거래와 장부 조작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팩톰의 피터 커비 대표는 “이 나라의 (토지) 데이터베이스는 근본적으로 해킹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관료들은 얼마든지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서 자신이 쓸 해안가 주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방식은 모든 부동산 소유자들이 기록을 투명하게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부정을 몰아낼 수 있다.
새 시스템이 완성되면 온두라스는 세계 두번째로 정부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나라가 된다. 첫번째는 영국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있는 작은 섬나라 맨섬(Isle of Man)으로, 지난 5월 정부 채권 발행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드론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쓰일 수 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강연장에선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체인오에스(OS)’가 주최하는 제1회 블록체인 포럼이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윤광준 건국대 교수(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는 “드론, 자율주행차 등 가까운 미래에는 각종 무인 이동체들이 빠르게 늘 것이다. 이때 가장 큰 우려는 해킹이다. 그런데 이런 이동체들 간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해서 접근을 검증한다면 보안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기술이 사회의 기반 시스템을 바꾸리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블록체인오에스의 최예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구글은 자신의 서비스가 오픈 플랫폼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서비스를 쓸 뿐 구글 검색엔진의 내부 코드까지 건드릴 수는 없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참여자들이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로서 인터넷 플랫폼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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