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미만 장기연체자 1년후 신용등급 회복

금감원, 기존 3년에서 단축
3만7000명 신용평점 오를 듯

금융기관 대출 원리금이나 신용카드 대금을 오랫동안 연체한 이력이 있더라도 연체액이 30만원 미만이고 성실하게 상환을 지속할 경우 신용등급을 1년 만에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소액 연체자가 신용등급을 연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신용조회회사(CB)의 신용평가 프로그램을 개선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선된 신용평가 프로그램은 22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연체금액이 30만원 미만인 경우 90일 이상 장기 연체한 이력이 있더라도 추가 연체 없이 성실하게 금융거래를 하면 1년 만에 연체 전 수준으로 신용등급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지금까지는 장기 연체를 하면 이후에 아무리 성실하게 금융거래를 하더라도 떨어진 신용등급을 통상 3년간 올릴 수 없었다.

통상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5영업일 이상 연체하는 경우 신용조회회사의 신용등급 산정 때 ‘부정적 정보’로 반영되고, 90일 이상 연체한 이력이 있으면 소액이라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8∼9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연체한 돈을 갚더라도 대다수가 3년 동안 7~8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액 연체 이력이 있는 금융소비자 중 상당수가 서민·영세자영업자라는 점에서, 현행 신용등급 산정 방식이 이들 금융취약계층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감원은 이번 조처로 소액 연체 이력자에 대한 신용등급 상승 제약이 풀리면서 약 3만7천명의 신용평점이 상승하고 이 중 1만9천명은 신용등급이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1만명은 은행 이용이 가능한 6등급 이상으로 신용등급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신용등급 상승으로 고금리 대출을 받던 이들이 저금리 은행 대출로 전환할 경우 연간 980억원의 이자 부담을 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금감원은 기대했다.

김수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