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역사를 가진 ‘몽고간장’의 몽고식품이 김만식(76) 명예회장의 직원 상습 폭행에 대해 회사 누리집(홈페이지)에 사과문을 24일 올렸다. 김 명예회장은 9월부터 3개월여 동안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권고사직당한 ㅇ(43)씨를 비롯해 직원들을 수시로 때리고 욕설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몽고식품은 대표이사 이름으로 올린 사과문에서 “저희 회사 명예회장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피해 당사자분에게는 반드시 명예회장이 직접 사과를 드리겠다. 이와 함께 사태를 책임지고 명예회장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몽고식품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 특히 피해 당사자분에게도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몽고식품은 앞으로 책임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몽고식품 홈페이지는 누리꾼들의 항의 방문이 몰리면서 트래픽 초과로 하루 종일 열리지 않았다. 또 온라인 공간에서는 “앞으로 우리 집에서는 몽고간장을 먹는 일이 없을 거다” “마트에 가도 몽고식품 상품은 쳐다보지도 않겠다” 등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일었다.
국내 대표 장수기업인 몽고식품은 간장업계에서 3위권이지만, 식당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간 거래(B2B)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식당들이 기존의 음식 맛을 유지하기 위해 좀처럼 간장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김 명예회장의 동생인 김복식 몽고장유 대표는 부친인 창업주 김흥구 회장이 숨진 뒤 독립해 ‘몽고순간장’이라는 상표로 간장을 판매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2011년엔 동생을 상대로 상표 사용을 막아달라는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듬해 패소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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