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 본보기집을 찾은 사람들이 조감도와 평면도 등을 살펴보고 있다. 대림산업 제공
위례새도시 전용 84㎡ 360가구
보증금 4억원대에 월세 40만원
주변 전세보다 크게 낮진 않아
자금력 있는 중산층 반응 따라
향후 임대주택 시장 시험대 될듯
보증금 4억원대에 월세 40만원
주변 전세보다 크게 낮진 않아
자금력 있는 중산층 반응 따라
향후 임대주택 시장 시험대 될듯
타워크레인이 곳곳에 솟아있고 새 아파트 입주가 한창인 강남권의 신흥 주거지 ‘위례 새도시’에 선보인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에 한겨울 부동산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처음으로 공급되는 이번 뉴스테이는 입주자가 다달이 월세를 내는 셋집이지만 보증금이 4억원대에 이르는 ‘중산층 맞춤형 임대주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부동산 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인 상황에서, 강남권 뉴스테이가 중산층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4일 대림산업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림산업이 위례새도시 A2-14블록에 짓는 뉴스테이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가 4~5일 청약 접수를 받는다. 주택 소유 여부, 소득, 청약통장 가입 여부 등 제한 없이 만 19살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한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연립주택 360가구로 이뤄진다. 임대료는 주택형과 층에 따라 3억6300만~4억9400만원에 월 40만원으로, 전세금으로 환산하면 5억~6억원선이다. 입주자가 원할 경우 임대보증금을 4000만원 줄이거나 최대 8000만원까지 늘리면서 연 3%의 전환이율을 적용해 월세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입주는 2017년 11월 예정이며, 입주 뒤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제한된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 본보기집에는 신정 연휴를 포함해 6일 동안 1만5000여명이 찾았다. 홍영석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서울 강남, 송파, 서초구 등 강남 3구와 분당새도시 거주자들이 내방객의 51%를 차지했다. 테라스와 다락방 설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위치와 설계 등은 양호한 반면 임대료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직장인 정아무개씨는 “지금 살고 있는 전세금 정도로 이사할 수는 있지만 현지 전세 시세와 비교하면 특별히 낮은 수준은 아니어서 청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위례새도시에 입주한 테라스형 주택인 ‘래미안 위례’ 전용면적 99㎡는 현재 전세 시세가 5억8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부동산업계는 위례 뉴스테이의 청약 결과를 기업형 임대주택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여줄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뉴스테이가 인천 도화지구, 수원 권선동, 동탄2새도시 등에서 잇따라 공급돼 좋은 반응을 얻기는 했지만, 이들 임대주택은 보증금이 2억원대인 ‘서민형’이었다. 반면 위례 뉴스테이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강남권에 내 집을 장만할 수도 있는 중산층이 ‘매매’ 대신 ‘임대’로 돌아서는 선택지라는 점에서, ‘중산층 주거 혁신’을 표방한 뉴스테이의 진정한 시험 무대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전셋값이 앞으로도 꾸준히 오르는 데 반해 집값 상승세는 주춤해진다고 가정하면, 뉴스테이는 중산층의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여지가 커진다. 만약 위례 뉴스테이가 성공을 거둔다면 재무적 투자자와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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