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사진) 엘지유플러스(LGU+) 부회장이 취임 첫 작업으로 ‘즐거운직장팀’을 만들었다. 그는 본사 사옥 2층 카페에 ‘골든벨’을 달아 직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골든벨을 울리며 커피를 사고, 신혼여행을 가는 직원에게 대표이사 차를 내주라고 하는 등 어쩌면 엉뚱하달 수 있는 행보로 이목을 끌고 있다.
권 부회장은 엘지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엘지화학 전지사업부문 사장을 거치며 엘지의 디스플레이와 전지 사업을 연달아 세계 1등으로 만들어 ‘세계 1등 메이커’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그룹 사장단 정기인사 때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엘지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았고, 올 신년사에서는 “‘선태사해’(매미가 껍질을 벗고 뱀이 허물을 벗는다) 정신으로 세계 1등을 만들어가자”고 주문했다. 이에 임직원들이 “부회장이 얼마나 몰아칠까” 바짝 긴장해왔다.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게 하는 게 먼저다.” 엘지유플러스 홍보실 김상수 상무는 “권 부회장은 세계 1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직원이 먼저 세계 1등이란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회사를 눈 뜨면 달려가 동료나 선후배와 어울려 일하고 싶은 곳으로 여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즐거운직장팀이 이 일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2008년 엘지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도 즐거운직장팀을 만들어 ‘재미’를 봤다. 소통을 통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직원에게 균형있는 삶을 보장하자 창의적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디스플레이 사업이 세계 1등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엘지유플러스에 즐거운직장팀을 만들면서 박지영 엘지디스플레이 즐거운직장팀장을 영입해 팀장을 맡겼다. 박 팀장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 문화를 만들어보라는 주문을 받았다. 균형 있는 삶을 보장해 직원 개인과 가족은 물론이고 이웃까지 행복해지는 경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가화만사성’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동시에,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직장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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