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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래 먹거리 안 보인 CES의 삼성

등록 2016-01-10 20:30수정 2016-01-10 21:26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는 무엇일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 2년 연속 참석하면서 궁금증이라기보단 걱정이 커졌다.

올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자동차, 드론(무인기), 가상현실, 로봇 등이었다. 이 기술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래를 이끌어갈 가능성으로 비쳤다면, 올해는 상업화한 모델들을 대거 쏟아내며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알렸다.

삼성전자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여준 것은 기존 사업 분야를 성실하게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미 세계 시장 1위인 티브이(TV)에서 색채 재현력이 뛰어난 ‘퀀텀닷 티브이’를 선보였고, 가전 분야에서 사물인터넷 기능이 탑재된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새 먹거리에 대한 고심의 결과물은 잘 보이지 않았다. 굳이 찾자면 독일의 베엠베(BMW)와 함께 스마트홈과 차량이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정도였다.

오히려 중국 기업들은 과감한 ‘선도자’로서 달라진 위상을 보였다. 중국 드론 업체 ‘이항’은 유인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처음 선보였고,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업체 ‘러티브이’가 투자한 패러데이퓨처는 전기차 콘셉트카인 ‘FF제로1’을 공개했다. 미국 반도체칩 업체인 퀄컴이나 인텔이 자사의 혁신적 새 부품을 처음으로 공급하기로 한 업체도 중국의 러티브이나 샤오미 계열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에야 자동차 전자장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장사업팀’을 새로 만들었다. 전시회 기간에는 드론 사업을 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린 사실도 알려졌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전형적인 ‘추격자’의 모습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지금 어렵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1000억원에 머물렀고, 올해 1분기에는 5조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분기당 영업이익을 10조원씩 내던 호시절이 멀지 않은 과거였던 점을 돌이켜보면 가파른 하락인 셈이다. 결국 지난해부터 전환배치라는 이름 아래 사업과 인력의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정훈 기자
이정훈 기자
하지만 삼성의 위기 해법에는 여전히 새 먹거리 구상이라는 핵심이 빠져 있다.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수록 생존은 더 어렵다. 전시회에서 만난 한 증권사 분석가는 “과거 한국 경제가 어려울 때 삼성을 보면 어느 정도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니다. 삼성의 리더십이 재무나 인사 쪽 임원 중심이어서 매출 관리나 인력 구조조정을 강조하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경영전략 전문가인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도 과거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관리형 리더십’을 걱정한 바 있다. 이들의 의견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이를 부인할 만한 단초를 찾기 어려웠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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