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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국, 기회의 땅서 위기의 진앙지로

등록 2016-01-12 19:43수정 2016-01-13 09:35

러·브라질, 마이너스 성장
말레이, 신용등급 전망 악화
한국환율 올 37.8원 올라
‘브릭스’(BRICS)에 속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통화 랜드는 11일(현지시각)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고난을 겪었다. 2%대 하락으로 복귀하기는 했지만 한때 달러 대비 9%나 폭락했다. 어지러운 정치 상황과 경제 기초 여건에 대한 불신도 작용했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대혼란이 인도양과 태평양 건너로 전파된 것이다. 철·금·플래티넘·다이아몬드를 주로 내다 파는 남아공의 최대 수출 상대는 중국이다.

중국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큰 신흥국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 나라들에 지난 20여년간 고도성장한 중국 경제는 축복이었지만 이제 시름의 원인이 되고 있다.

12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한국·대만·일본·미국·독일·오스트레일리아·말레이시아·브라질·타이·러시아 차례로 많다. 국제통화 지위를 지닌 돈을 쓰는 일본·미국·독일은 금융시장이 안정적이고 경제 규모가 커 외부 변수에 민감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주변 아시아 국가들과 원자재 수출국들은 불길이 얼마나 번질지 전전긍긍하는 처지다. 다수가 지난해 본격화된 원자재 시장 침체 등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통화가치가 급락해 취약성이 커진 상태다.

중국의 최대 수입 상대인 한국은 연계성이 높아진 중국 금융시장 영향을 곧장 받고 있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0.5원 오른 1210.3원으로 장을 마쳐 올해 상승 폭이 37.8원(3.2%)에 이르렀다. 코스피지수는 0.21% 추가 하락(1890.86)하며 1900선에서 더 멀어졌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 사정도 낫지 않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1일 말레이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리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 경상수지 흑자 감소, 통화가치의 급격한 하락과 외환보유고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많게는 50%까지 줄어든 원자재 수출국들 사정은 훨씬 나쁘다. 이미 중국의 경기 감속과 산유국들의 석유 과잉 생산으로 브라질과 러시아는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다. 세계 산유량의 12%를 소비하는 중국은 고도성장기에 수요 증가분의 50%를 담당해왔다. 또 알루미늄·구리·니켈 등 광물의 40~60%를 소비해왔지만 갈수록 ‘식탐’을 잃어가고 있다. 순전히 중국 때문만은 아니지만, 원자재 관련 기업들은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인력을 해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멕시코의 루이스 비데가라이 재무장관은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는 비뚤어진 행태이며, 그런 경쟁에 나선 나라들은 아무도 경쟁력을 얻지 못하고 혼란만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인도 최대 투자은행인 제이엠파이낸셜의 비샬 캄파니 이사는 “중국이 계속 타격을 받고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인도에도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는 12일 상하이종합지수가 0.2% 올라 전날의 5% 이상 폭락세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현재 6.5위안대인 1달러당 환율이 7위안, 많게는 7.5위안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계감에 금융시장의 불안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주 연거푸 기준환율을 올려 혼란을 촉발한 중국 당국은 인위적 위안화 약세를 의도한 바 없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전망과 환투기를 억누르려고 역외시장인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를 사들이며 강력한 개입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위안화 가치가 0.5% 오르고, 평소 한자릿수이던 홍콩 은행간 위안화 1일물 금리가 66.82%로 역대 최고치로 올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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