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40~50m 터널에 선로 깔아
사고시 대처 어려움 논란거리
업무위탁·외주화도 걱정 키워
사고시 대처 어려움 논란거리
업무위탁·외주화도 걱정 키워
수도권고속철도는 3조605억여원을 투입했으며 한국의 고속철도망을 완성하는 노선이다. 그러나 터널 구간의 안전, 철도 운영자의 분리와 관련해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고속철은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출발해 경기도 동탄을 거쳐 평택 부근에서 경부고속철과 만난다. 앞서 수도권에서 고속철도역은 서울 강북권의 서울역과 용산역, 서울에서 서남쪽으로 경기도에 자리한 광명역뿐이었다. 서울 동남권 시민들은 고속철 이용이 상대적으로 불편했는데, 수도권고속철 개통으로 이런 불편이 해소된다. 또 고속선로가 깔리지 않은 서울~광명 구간의 선로 용량이 포화 상태인데, 이 구간의 교통량도 덜어줄 수가 있다. 한국철도공사의 독점운영 구조를 깨려 한 것도 사업의 배경이 됐다.
그러나 수도권고속철은 두 가지 논란거리를 안고 있다. 첫째는 전체 61.1㎞ 가운데 국내 최장의 철도 터널인 율현터널(50.3㎞)을 포함해 무려 56.9㎞가 지하 터널로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터널의 깊이도 평균 40~50m나 된다.
사실 고속철이 이 구간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시속 300㎞로 12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에서 봤듯 사고가 일어나면 깊은 지하에선 대처가 극히 어렵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리 안전 대책을 세워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훨씬 더 안전한 지상에 만들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도권고속철 운영사인 에스아르(SR)의 배진원 홍보실장은 “터널 구간에 18개의 수직구를 뚫고 엘리베이터와 계단, 비상 차량 등을 최대한 설치하고 있다. 안전 점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고속철의 또다른 문제점은 경영과 기관사·열차팀장 업무 등을 빼고 차량, 차량 정비, 시설물 유지보수, 비상 대기, 사고 복구 등 대부분의 업무를 철도공사에 위탁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신동호 철도공사 노동조합 정책국장은 “국토교통부가 에스아르의 요금을 낮추고 선로 사용료를 높이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철도공사에 위탁하는 비용도 낮출 수밖에 없다. 이는 위탁 업무마저 외주화로 이끌어 철도 안전과 고용의 질을 악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배진원 에스아르 홍보실장은 “노선 규모가 작은 에스아르로서는 차량 정비나 공용 역 역무 등을 철도공사에 위탁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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