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은 11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주주 배정 유상증자 청약에서 99.9%의 청약률을 보였다고 12일 밝혔다. 1조265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해 발행되는 신주 1억5600만주 가운데 1억5589만7028주가 청약돼, 미청약분(실권주)은 10만2972주(약 8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에스디에스(SDS) 지분을 팔아 마련한 3000억원을 쓸 일이 없어졌다. 이 부회장은 최대주주로서 부실 계열사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미청약분(실권주)을 사들이겠다고 지난해 말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현금화한 돈은 불법적인 부의 승계 논란을 불러일으킨 삼성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해 조성된 것이다.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은 1996년 삼성에스디에스의 유상증자 때 삼성물산과 삼성전기가 실권한 주식과 1999년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해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을 마련했다. 총 188억원을 투자해 현재 약 4조원의 가치가 됐다. 이에 따라 이 자금을 그룹 지배권 강화에 쓸 경우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잔여 재원이 생길 경우 어디에 쓸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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