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원, 지속가능성 평가
부당 대우·총수 일가 비리 등 영향
부당 대우·총수 일가 비리 등 영향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마트,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18개 회사의 2015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을 하향한다고 16일 밝혔다. 환경경영(E), 사회책임경영(S), 지배구조(G) 등급은 회사의 재무 성과와 달리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이번 등급 조정은 지난해 9월 이후 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발생한 사안들에 따라 이뤄졌다. 대상은 삼성전자·물산·카드 등 삼성그룹 3개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롯데제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씨제이(CJ), 씨제이제일제당, 케이비(KB)금융, 이마트, 신세계,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동국제강, 이수화학, 대덕전자 등이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이마트는 세 영역 가운데 지배구조와 사회책임경영 등 두 영역에서 등급이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화재 사고로 인한 노동자 사망(사회책임경영)과 분식회계 의혹(지배구조) 등이, 이마트는 협력업체로부터 뇌물수수(사회책임경영)와 이명희 신세계 회장 차명 주식 발견 및 추징금(지배구조)이 이유가 됐다.
유형별로는 노동자 부당 대우나 사고 등이 사회책임경영에서 등급 하락의 주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케냐 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것은 물론 기흥사업장에서 황산 누출 등의 사안으로 사회책임경영 등급 A에서 B+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물산은 베트남 공사장 붕괴로 인명피해가, 삼성카드는 불법채권 추심과 개인신용정보 부당 제공 등을 이유로 사회책임경영에서 B+에서 B로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위조 부품 사용 논란, 롯데제과는 락스 성분이 검출되고 악취나는 빼빼로 회수 권고에도 늦게 대응한 것이 이유가 됐다.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사망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부적절한 희망퇴직 대상자 선정으로 각각 B와 A로 내려앉았다.
총수 일가의 비리가 지배구조 영역에서 나쁜 평가를 받은 경우도 있다. 이마트와 함께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 차명 주식 및 추징금 등으로, 씨제이와 씨제이제일제당은 이재현 회장의 배임으로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받아 한 등급씩 하향 조정됐다. 동국제강도 장세주 회장이 횡령·도박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C등급으로 떨어졌다. 한화생명·투자증권 역시 대주주와 거래에서 제재를 받거나 회사에 손실을 끼쳐 나쁜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케이비금융은 김아무개 전 전무가 뇌물을 받아, 대덕전자는 오염물질을 배출해 사회책임경영과 환경경영 측면에서 나쁜 평가를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은 S, A+, A, B+, B, C, D 등 7단계로 분류된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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