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기업 체감경기’ 금융위기 이후 최악

2월 경기실사지수 7년만에 최저
작년 메르스 사태때보다 안좋아

기업의 경기 체감지수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보다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한국은행은 286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업황지수가 63으로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고 29일 밝혔다. 이 지수는 100보다 크면 현재 경영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업체 수가 많음을, 100 아래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업황지수는 지난해 10월에 73까지 올랐다가 넉달 연속 하락했다. 2월 지수는 메르스로 소비가 침체되고 경제 심리가 악화된 지난해 6월(66)보다도 나쁜 것으로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할 때인 2009년 3월(58) 이후 최저다.

업황지수를 제조업만 떼어 보면 63으로 역시 2009년 3월(58) 이래 가장 낮다. 수출 기업과 중소기업의 지수 하락 폭이 각각 6포인트로 큰 편이다. 대기업과 내수 기업은 각각 1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은 “제조업체들은 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내수 부진’(24.0%), ‘불확실한 경제 상황’(23.1%), ‘수출 부진’(10.1%)을 주로 꼽았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64) 또한 2009년 3월(60) 이후 체감지수가 가장 나쁘다.

다가오는 달의 경영 상황을 전망하는 업황전망지수는 3월이 67로 2월과 같다. 이는 지난해 6월과 같은 수준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를 합성해 산출하는 2월 경제심리지수는 2포인트 떨어진 89로 지난해 6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앞서 한은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98로 지난해 6월과 같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