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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원화 가치 운명 쥔 위안화 ‘10시15분의 위력’

등록 2016-03-01 20:01수정 2016-03-01 20:46

위안화
위안화
한-중 경제 상관성 높아지면서
두 통화 한묶음 인식 강해져
올 거래일 가운데 2/3 등락 일치
중국 대형악재땐 원화 속수무책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40원을 돌파한 2월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오전 9시20분께부터 1시간가량 미끄럼을 타던 환율이 갑자기 오름세로 돌아서 20여분 만에 1.9원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달러 환율을 10시15분(현지시각 9시15분)에 올려 고시한 직후다.

금융시장 판세에 미치는 ‘10시15분’의 위력은 올해 초 위안화 고시환율이 4일 연속 인상(위안화 평가절하)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확인한 바 있다. 이 시각은 한국 외환시장에서도 이제 고정변수가 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과 한국의 외환시장 개장일이 겹친 36거래일의 대달러 환율을 비교한 결과, 위안화 고시환율 발표 직후 5분 동안 위안화 고시환율과 원화 환율의 등락 방향이 일치한 날은 23일로 파악됐다. 반대인 날은 11일이다. 위안화 고시환율과 원화 환율의 종가 방향이 같은 날은 21일, 다른 날은 13일이다. 두 비교 대상 중 각각 2일씩은 원화의 환율 변동이 없었다.

또 두 통화의 종가 등락 방향이 같은 날은 22일, 반대인 날이 12일이다. 나머지 2일은 위안화 환율에 변화가 없었다. 요약하면, 위안화 고시환율에 원화가 즉각 반응하고 그 추세가 종가로도 이어지는 게 패턴화된 것이다. 원화 가치의 향방은 3분의 2가량이 위안화를 쫓아간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한-중 경제의 상관성이 높아져 시장 참가자들이 두 나라 통화를 한 묶음으로 보는 태도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은 29일 낸 보고서에서 원-위안화 가치의 상관계수(1이면 완전 일치)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0.3222인데, 2015년부터만 따지면 0.6844로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해 8월11일 고시환율 변동 폭을 사실상 확대한 직후에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헤지펀드 등 투기적 자본이 원화를 위안화의 ‘대리 통화’로 여겨 양쪽을 오가며 거래하는 것도 양국 통화의 동조화를 부추긴다. 지난해 8월11일 이후 위안화(-5.5%)와 원화(-6.3%)의 가치 하락 폭은 비슷하다.

문제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상당한 상황에서 동조화가 강화됐다는 점이다. 올해 인도네시아(3.6%), 말레이시아(2.5%), 타이(1.1%) 등의 통화는 달러에 견줘 가치가 오른 반면, 원화(-5.2%)는 세계적으로도 값어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축에 속한다. 영국 파운드 정도가 원화보다 평가절하율이 다소 높은데 이는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 원화 가치 하락률은 위안화(-0.9%)보다도 두드러지는데, 북한 문제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나 경기 둔화 우려, 외국인 주식·채권자금 이탈도 힘을 보탰다.

이처럼 취약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이 대형 악재를 제공하면 원화는 속수무책이 될 공산이 커졌다. 원화 입장에서는 위안화 추가 절하를 공언하는 헤지펀드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중국 당국을 응원해야 할 처지다. 인민은행이 29일 시중에 돈을 풀려고 은행 지급준비율을 17%로 0.5%포인트 내린 게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팀장은 원화 가치가 하반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국 경제나 외환시장이 경착륙한다면 원화 가치도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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