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가 5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 하락폭이 줄어들고 채소를 중심으로 한 먹거리 가격이 뛰어오르고 있어서다. 집세와 개인서비스 요금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3% 올랐다. 이는 지난해 1월(0.8%)보다 상승폭이 0.5%포인트 커진 것이다. 지난해 1월 단행한 담뱃값 인상(1갑당 평균 2000원) 효과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5월 4개월 연속 떨어지다가, 지난해 9월 이후 상승폭을 다시 키워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그간 물가를 짓눌러온 국제 유가 하락폭이 줄어드는 대신 채소류 등 농축산물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소비가 늘어나는 등 경기에 생기가 돌아 물가 상승폭이 커지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1.7~1.8%(담뱃값 인상 효과 제거)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또 최근 물가가 오르는 품목이 마늘(48.9%·2월 상승률)·무(43.7%)·양파(118.6%) 등 농산물(7.2%)과 전세(4.1%), 소주(11.4%)· 학교급식비(10.1%)와 같은 개인서비스(2.9%)인 터라 이들 품목의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물가 부담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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