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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CJ그룹, 청년고용 부풀리기 논란

등록 2016-03-10 20:01수정 2016-03-10 21:01

채용 9500명 중 ‘인턴십 5000명’은 사실상 ‘알바’

지난해보다 일자리 늘렸다지만
시간제 아르바이트 이름만 바꿔
CGV·빕스 등 서비스 업무 담당
현대차·SK 등도 인턴 포함 발표
CJ “정규직 전환 기회 부여한다”
대기업들이 청년에게 직업훈련과 채용의 기회로 제공하는 인턴십의 질적 부실 논란이 큰 가운데, 씨제이(CJ)그룹이 상시적으로 쓰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사원 명칭을 ‘시간선택제 인턴십’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뒤 신규 청년 고용 계획으로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기업이 청년 고용 규모를 부풀리기 위해 무리수를 쓰면서 청년 구직자를 우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씨제이그룹은 올해 신규 청년 일자리 9500개를 만든다고 밝혔다. 먼저 대졸·고졸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4500명을 채용하는데, 이는 지난해 3760명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씨제이는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인턴십’으로 5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선택제 인턴십’이란 유통·외식·영화관 등 서비스업종을 주로 하는 씨제이그룹의 시간제 비정규직 일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이른바 ‘아르바이트 사원’과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씨제이 쪽은 “시간선택제 인턴십으로 신규 채용될 이들은 올해 새로 출점할 ‘빕스’ ‘차이나팩토리’ 등 씨제이 계열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서빙 업무, 멀티플렉스 극장 씨지브이(CGV) 창구 업무,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의 판매 업무 등을 하게 된다”며 “아르바이트 사원과 비슷한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해당 매장에서 같은 조건으로 같은 업무를 하는 기존 서비스 직군 직원들을 시간선택제 인턴십으로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씨제이가 ‘계절밥상’ 같은 프랜차이즈 점포를 추가 출점할 때 서빙 직원 등 적어도 150명의 아르바이트 채용 수요가 생긴다. 씨제이는 추가 출점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시간제 인력 수요가 연간 5천명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씨제이는 이를 시간선택제 인턴십으로 발표한 셈이다.

애초 인턴십은 기업이 채용에 앞서 인재를 가려내기 위한 방편이며, 구직자인 청년에겐 직업훈련과 채용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씨제이는 서비스업종이 많은 그룹 특성상 상시수요가 큰 시간제 아르바이트직을 인턴십으로 이름 붙여 취지를 변질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씨제이 관계자는 2013년부터 시행했다는 시간선택제 인턴십에 대해 “업체별로 3~6개월 정도 기간이 경과하면 인턴들의 근무태도 등을 평가해 정규직으로 전환 기회를 부여하고, 인턴 경력이 있으면 대졸 공채 서류전형을 통과시켜주는 등 일반 아르바이트와 다르다”고 했지만 “아직 전환율을 얘기할 정도로 전환 사례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인턴십의 실체도 불투명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일 올해 1만여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채용 인원 9500명보다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채용 인원에 인턴사원을 포함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전체 채용 인원 가운데 인턴사원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에스케이(SK)그룹도 올 상반기에 인턴을 포함해 대졸 신입사원 1000명을 뽑는다고 밝혔지만, 인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인턴사원 가운데 실제 얼마나 정규직으로 채용됐는지 전환율을 알 수 없는 것도 ‘청년 고용 뻥튀기’를 부추긴다. 현대차와 에스케이 관계자 모두 “정규직 전환율은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씨제이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인턴십은 질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행됐으며, 통상 말하는 대졸 인턴사원과 시간선택제 인턴십의 인턴 개념을 내부적으로 다르게 사용했을 뿐 고용 부풀리기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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