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외제차 사고 때 새차 렌트 못한다

‘동급 최저가 차량’으로 기준 바꿔
내달부터 차보험 새 표준약관 시행

다음달부터 고가의 수입차를 몰다가 사고 피해를 보더라도 렌터카로 같은 종류의 수입차를 탈 수 없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고가 차량의 과도한 자동차 보험금을 줄이기 위한 표준약관 개정안을 확정하고 4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개정 약관은 사고 피해에 따른 렌터카 지급 기준을 ‘동종 차량’에서 ‘동급의 최저 차량’으로 바꿨다. 동급 차량이란 배기량 및 연식이 유사한 차량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는 베엠베(BMW) 520D 차량을 보유한 사고 피해자에게 유사한 배기량(1995㏄)과 연식의 국산 차량 렌트비만 지급하면 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오래된 수입차를 몰다가 사고 피해를 당하더라도 동종의 신차를 제공받을 수 있어 보험금이 과도하게 지급됐다. 표준약관은 또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렌트카업체를 이용해야만 보험사가 정상적으로 렌트비를 지급하도록 했다. 정비업자에게 차량을 인도한 때부터 렌터카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그동안 불명확했던 규정을 명확히 하는 내용도 담았다.

보험 사기에 악용돼 온 자차손해 사고에 대한 미수선수리비 제도는 폐지된다. 미수선수리비란 경미한 사고 때 예상되는 수리비를 현금으로 미리 지급받는 제도다. 그동안 미수선수리비를 받은 뒤 보험사를 변경해 다시 사고가 난 것처럼 보험금을 이중청구하는 보험 사기 사례가 빈번했다. 개정 약관은 자차손해 담보는 원칙적으로 실제 수리한 경우에만 수리 비용을 보상하도록 했다.

개정 약관은 4월1일 이후 자동차보험 가입자부터 적용된다. 3월31일 이전에 가입한 계약자는 보험 갱신 때까지는 기존 약관을 적용받는다.

김수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