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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이재용 부회장, SDS 지분 왜 파나 했더니…

등록 2016-03-25 01:11

삼성 “전자-SDS 합병 어렵다” 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삼성에스디에스(SDS)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이 부회장이 11.2%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24일 삼성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의 합병을 검토했으나, 합병이 사실상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 1 안팎인 반면 삼성에스디에스는 4~5 수준이어서, 주가만으로 합병 비율을 산정할 경우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처럼 불공정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시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비율은 0.85로 시가총액이 회사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제일모직은 주가순자산비율이 4.56으로 시가총액이 장부가치를 훨씬 웃도는 상황에서, 주가만으로 합병 비율(1 대 0.35)을 산정했다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반대에 부딪혔다.

1월말 2.05% 팔자 배경 관심 쏠려
SDS 주가 하락세 공모가 밑돌아

두 회사 주가순자산비율 격차 커
물산 합병때의 불공정 논란 우려
합병 검토 미래전략실, 방침 선회

23일 기준 삼성전자와 에스디에스의 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1.09와 3.15로, 격차가 2.9배로 좁혀졌지만 여전히 불공정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 삼성그룹의 고위 임원은 “합병이 가능하려면,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의 2배(250만원 이상)로 오르거나, 삼성에스디에스 주가가 현재의 절반 수준(10만원 이하)으로 떨어져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런 보고를 듣고 ‘그럼 못하겠다’고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합병설에 대해 지난해 6월초 투자자 포럼과 10월말 실적 콘퍼런스 때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는데도 시장에서는 합병설이 계속 나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올해 1월말 삼성엔지니어링 지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에스디에스 지분 2.05%를 팔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삼성그룹의 또 다른 임원은 “삼성전자의 합병설 부인은 그룹 차원의 검토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의 주가가 변동할 수 있어 합병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두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 격차가 2배 이내로 좁혀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합병은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이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의 합병이 어렵다고 보면서도 이를 보다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은 삼성에스디에스의 주가 하락 가능성 때문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그룹 지배를 위해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의 합병이 어렵다면 결국 두 여동생과 함께 보유 중인 삼성에스디에스 지분 17%(23일 기준 약 2조5천억원어치)를 팔아 상속세 납부 등에 사용할 공산이 크다. 삼성에스디에스는 2014년말 주당 19만원에 상장된 뒤 42만9천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4일 종가는 18만6000원으로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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