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9.6%로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가운데 부영그룹은 모두 비상장 계열사로 사업보고서를 펴내지 않아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는 30일 지난해 30대 그룹 180개 계열사의 이사회 안건 4001건 가운데 한명이라도 사외이사가 반대한 건은 불과 17건으로 찬성률이 99.6%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외이사 찬성률 99.8%에 비해 약간 내려갔지만 사외이사가 여전히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별로는 포스코그룹이 포스코 사외이사가 ‘국민생활체육회 기금 출연’이나 ‘중간배당 실시’ 등 6건의 반대표가 나와 가장 많았다.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삼우중공업 보유 신라금속 주식 인수 승인의 건’ 등 5건, 롯데그룹은 2건, 지에스(GS)·현대·현대백화점·동국제강그룹 등은 각 1건씩 반대가 있었다. 반면 에스케이(SK)·엘지(LG)그룹 등 18곳은 찬성률이 100%에 달했고, 삼성(99.7%)·현대차(99.6%) 등은 기권이나 유보 등의 의견이 있어 100% 찬성은 피했다.
안건 총 4001건 가운데 주요주주·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부거래)나 인사 관련이 1640건으로 41.0%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인사와 관련한 반대는 아예 없었고 내부거래에 대한 반대도 2건뿐이었다.
안건별로는 인수합병(M&A)·신규사업 등 사업 관련이 968건(24.2%)으로 가장 많았고, 계열사간 거래(20.6%), 인사(20.4%), 자금조달(11.4%) 등의 순이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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