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P500 기업 분석 결과
이사회 의장이 내부인일 때
최고경영자 보수 가장 많아
이사회 의장이 내부인일 때
최고경영자 보수 가장 많아
미국 기업들에서 이사회 의장을 최고경영자(CEO) 등 회사 내부자가 맡으면 외부의 독립적 인사가 맡을 때보다 최고경영자 보수가 30~40% 과도하게 지급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간하는 <시에스지(CSG) 리포트> 최근호를 보면,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ISS)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사회 리더십 구조가 최고경영자 보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의장을 최고경영자가 겸직하는 유형, 회사 내부자가 맡는 유형, 회사와 관련 있는 외부자가 맡는 유형, 회사로부터 독립된 외부자가 맡는 유형 등 네 가지로 이사회 리더십을 구분했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편입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이사회 의장을 회사 내부자가 맡을 때 최고경영자 보수가 가장 많고, 독립적 외부자일 때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의장이 회사 내부자일 때 최고경영자 연평균 보수는 1555만9277달러(약 177억원), 최고경영자가 겸직할 때는 1376만2464달러였다. 독립적 외부자(1096만6456달러)에 비해 각각 1.42배, 1.25배 많다. 이사회 의장이 회사와 관련 있는 외부자일 때는 1132만3062달러로 독립적 인사일 때의 1.03배였다.
보고서는 변수간 상관관계 파악에 널리 쓰는 회귀분석에서도 이사회 리더십 구조가 회사 규모 다음으로 최고경영자 보수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사회 의장을 내부자가 맡는 유형에서 최고경영자 보수가 높은 것은 이사회 의장이 보수 결정 과정에서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독립적 외부자 유형에서 최고경영자 보수가 낮은 것은 이사회 의장이 더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경영진을 감시하는 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최고경영자와는 분명히 구분된다는 점에서,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물론 이사회 의장을 독립적 인사가 맡는 것이 합리적 최고경영자 보수 결정에 도움이 됨을 보여준다.
대다수 한국 기업은 최고경영자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지난달 주총에서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킨 게 이런 관행에 전반적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된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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