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여성은 미취업자의 2배
취업난으로 저출산 악화 우려
취업난으로 저출산 악화 우려
취업한 남성이 결혼할 확률은 미취업 남성의 5배, 취업한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미취업 여성의 2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경련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유진성 연구위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취업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에서 취업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구체적 수치를 추정한 것은 처음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이 결혼 감소→저출산 심화→인구 감소→성장률 저하의 악순환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조사’의 15~49살 사이 가임연령층을 대상으로 취업이 결혼과 초혼연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취업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취업자의 결혼 가능성은 남성은 미취업자의 4.9배, 여성은 2.1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남녀 모두 미취업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초혼연령도 늦어진다”며 “남자는 미취업 기간이 1년 늘면 초혼연령은 약 4.6개월 늦어지고, 여자는 약 1.9개월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남녀 모두 취업 여부가 결혼에 영향을 미치지만, 남자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분석 대상을 15~29살 청년층으로 한정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보고서는 “남자의 경우 취업했을 때 결혼 가능성이 미취업일 때의 약 3.5배, 여자는 1.5배 높았다”면서 “남자의 경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면 초혼연령은 약 3개월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와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2011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분석에서는 남자는 정규직이 실업자에 비해 결혼할 확률이 높지만, 여자는 노동시장 미참여자의 결혼 확률이 오히려 더 높게 나왔다. 이런 차이는 남자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취업 여부를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는 최근의 세태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취업 여성의 경우 결혼에 따른 실직 우려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은 유인이 줄어들지만, 미취업 여성은 남성 배우자의 선호도가 낮아 결혼하기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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