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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에넥스텔레콤 ‘50분 무료통화’ 제공 비결은

등록 2016-05-12 14:51수정 2016-05-12 21:57

궁금증 ‘톡’

국내 최초 월기본료 없앤 요금제
노년층·어린이 등에 폭발적 인기
KT의 이동통신망 ‘갑질 임대’ 이용
가입자당 50분까지 임대료 아껴
알뜰폰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1월4일 국내 최초로 월 기본료를 없앤 요금제 상품을 ‘A제로’란 이름으로 내놓으면서 다달이 50분씩의 무료통화까지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체국을 통해 판매한 이 상품은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려, ‘알뜰폰 대란’ 사태까지 불렀다. 밀려드는 가입 신청을 미처 처리하지 못해 접수를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를 반복하기까지 했다.

이 요금제 가입자는 이미 6만명이 넘었다. 노년층과 초등학생 등 음성통화 소량 이용자들이 이 요금제로 옮겨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월 1만원 안팎씩 줄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에넥스텔레콤 가입자도 지난해말 28만명에서 39만명으로 늘었다.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이통 3사까지 나서서 “A제로 요금제 가입자는 속 빈 강정이다”, “다 같이 죽자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에넥스텔레콤은 이 요금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은 무슨 배짱으로 기본료를 없앤 데다 다달이 50분씩의 무료통화까지 제공한 것일까?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사장이 12일 <한겨레>를 만나 그 배경을 털어놨다.

50분 무료통화는 이통사의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갑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케이티(KT)는 에넥스텔레콤에 이동통신망을 빌려주면서 1분당 40원씩의 임대료, 가입자당 월 1670원씩의 가입자 관리 대행 수수료와 함께 가입자당 월 2천원씩의 기본료를 추가로 요구했다. 대신 가입자의 통화량이 월 2천원어치(시간으로 환산하면 50분)를 넘기까지는 1분당 40원씩의 통신망 임대료를 면제했다.

알뜰폰 사업자 쪽에서 보면, 가입자의 월 통화량이 50분을 넘기 전까지는 추가 통신망 임대료가 발생하지 않는 셈이다. 에넥스텔레콤은 케이티의 기본료 책정을 통해 이미 대가를 지불한 50분을 무료통화 형태로 가입자에게 넘겨준 것이다. 가입자당 50분까지는 케이티에 임대료를 주지 않아도 돼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점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문 사장은 “50분 음성통화를 알뜰폰 가입자 기반 확대 마케팅용으로 쓴 것이다. 다 같이 죽자는 게 아니라 알뜰폰 시장을 키워 다 같이 살자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왜 50분 무료통화를 제공하지 않고 있을까? 문 사장은 “거꾸로 보면, 가입자의 월 통화량이 50분을 넘기 전까지는 케이티한테 임대료를 주지 않아도 되니 그때까지 가입자한테서 발생한 요금은 온전히 수익이 된다. 솔직히 그걸 포기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이용자들에게 알뜰폰의 장점을 알려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좀 더 많은 가입자 기반을 갖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알뜰폰 사업을 10년 이상 해오면서 이미 수익 기반을 갖췄고, 시장의 특성과 흐름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A제로 요금제 가입자는 음성통화량이 월 50분을 넘기 전까지는 요금을 한푼도 안 낸다. 그런데 기본료가 없으니까 가입만 하고 통화를 전혀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4월 케이티에 대가를 지불한 무료통화 50분이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용약관에 월 10분 이상 통화하지 않으면 가입을 강제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한 판매 대행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지금은 우체국 창구 판매를 중단하고 온라인 접수만 받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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