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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이란 경제협력, 넘어야 할 장애물은?

등록 2016-05-25 19:16수정 2016-05-25 21:20

① 꽉 막힌 국제 금융거래망
② 관계 돈독한 중국과의 경쟁
③ 중동 경쟁국 사우디와 관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코트라가 주관하는 ‘2016 테헤란 한국 우수상품 전시회’가 23일(현지시각)부터 3일동안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가운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코트라가 주관하는 ‘2016 테헤란 한국 우수상품 전시회’가 23일(현지시각)부터 3일동안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가운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23~25일 이란에서 열린 ‘한국상품전시회’가 뜨거운 반응 속에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사흘간 테헤란 국제전시장에는 1만5천명이 넘는 이란인들이 다녀갔다. 주로 500여곳의 초대받은 제조업 구매자(바이어)를 위한 행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많은 숫자다. 그러나 한국이 이란인들의 이런 특별한 관심을 실질적 성과로 바꾸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몇 개의 장애물이 있다는 점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가장 큰 장애물은 금융거래가 여전히 막혀 있다는 점이다. 서방이 지난 1월 경제 제재를 해제했지만 여전히 달러 결제나 송금은 안 된다. 미국이 풀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이 이란에 치른 원유 대금 3조원가량도 이란으로 가지 못하고 서울에 있는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예치돼 있다. 이렇게 전 세계 은행에 묶인 이란 자금은 30조~100조원으로 추산된다. 결제와 송금이 자유롭지 못하면 이란의 경제 활동과 이란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유로를 이용한 결제와 송금은 가능하다. 그러나 김승욱 코트라 테헤란무역관장은 “유럽 은행들이 미국을 의식해 여전히 이란과의 거래를 꺼린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경쟁도 큰 산이다. 중국은 경제 제재 때 이란과 가장 많은 거래를 한 나라다. 특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제재가 풀린 뒤 가장 먼저 이란을 방문해 앞으로 10년 동안 두 나라의 교역 규모를 현재의 10배인 6천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이 이란에 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의 이란 내 위상과 관련해 이란무역진흥공사의 모즈타바 무사비안 총국장은 “경제 제재 시기에 중국은 이란의 첫 번째 경제 파트너였고, 이미 이란에서 많은 투자를 해 기반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이란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가전에서 자동차, 조선, 정보통신에 이르기까지 겹치는 산업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은 가격과 물량으로, 한국은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번 상품전에 절단기 등 기계 제품을 갖고 참가한 건우기계의 나인찬 대표는 “최근에 우리 업계에도 중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국이 들어오면 우리는 가격을 낮춰 경쟁하거나 경쟁을 피해 고급 시장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도 한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사우디는 한국에 대한 주요 원유 수출국이고, 2015년 중동 최대의 한국 상품 수입국이다. 이란 역시 한국에 대한 주요 원유 수출국이고, 한국 상품 수입 규모는 중동에서 2위다.

그런데 사우디와 이란은 석유 생산량과 가격, 나아가 중동 패권을 두고 경쟁한다. 저유가의 원인이 사우디와 이란의 증산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한국이 이란과 밀착한다면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와 멀어질 우려도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업체가 한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조건으로 이란과 거래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5월 초 박근혜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한 뒤 20일도 안 돼 황교안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이런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테헤란/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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