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산국제모터쇼’가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언론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가 중형 스포츠실용차(SUV) 큐엠(QM)5의 후속모델인 큐엠(QM)6를 공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막오른 부산국제모터쇼
현대차, 친환경 12개 차종 출시
하이브리드 아이오닉도 선보여
도요타 수소연료 ‘미라이’ 눈길
쉐보레는 2세대 ‘볼트’ 공개
‘디젤게이트’에도 SUV는 인기
재규어·벤틀리 등도 신차 내놓아
현대차, 친환경 12개 차종 출시
하이브리드 아이오닉도 선보여
도요타 수소연료 ‘미라이’ 눈길
쉐보레는 2세대 ‘볼트’ 공개
‘디젤게이트’에도 SUV는 인기
재규어·벤틀리 등도 신차 내놓아
디젤게이트 여파는 컸다. 2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부산국제모터쇼는 ‘친환경’을 표방한 자동차들의 경연장을 방불케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에서 쉐보레의 2세대 볼트까지 디젤게이트가 불러온 친환경차 경쟁은 역설적이게도 내연기관에 기반한 기존 자동차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포문은 현대차그룹이 열었다. 이날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언론공개 행사(프레스데이)에서 “친환경, 고성능, 미래 모빌리티 등 3대 핵심 분야에 초점을 맞춰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이 “2020년까지 친환경차 28개 차종을 선보이겠다”며 친환경차 개발 전략을 전격 발표한 데 이은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부산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모두 12개 차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양 부회장은 “앞으로 4년 안에 전기차 6개 차종을 포함해 16개 차종의 친환경차를 더 내놓겠다”고 말했다.
올해 여덟번째를 맞는 부산모터쇼 전시장에는 순수 전기차 뿐 아니라 전기차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하이브리드차들의 출품이 많았다. 현대차는 국산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선보였다. 최근 정부로부터 국내 최장 주행거리(1회 충전 191km 주행) 전기차로 인정받은 차로 이달부터 판매된다. 국내 도로 운행 길이 열린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전시장 한켠에서 깜찍한 자태를 뽐냈다.
하이브리드의 전통 강자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무대에 먼저 올렸다. ‘국내 출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대환 한국토요타 이사는 “(충전 인프라 등) 분위기가 무르익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세단형 프리우스와 왜건형 프리우스V, 스포츠실용차(SUV) 라브4 등 다수의 하이브리드차들을 출품했다. 1~2인승 초소형 세바퀴 전기차 i-로드도 눈길을 끌었다.
닛산은 2010년 선보여 전세계에서 20만대 넘게 팔린 전기차 리프를 내놨다. 리프는 한번의 충전으로 132km를 달린다. 쉐보레는 전날 전야제 행사에서 신형 카마로 SS와 함께 하반기 출시될 2세대 볼트를 공개했다. 신형 볼트는 기존 전기차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한정된 주행 거리를 크게 늘린 차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GM) 부사장은 “1회 충전과 주유로 최대 676km를 주행할 수 있고, 순수 전기 배터리로만 80km를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전시된 차량들이 하나 같이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내걸고 있지만 대중적으로 보급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췄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체 경량화와 엔진 다운사이징 등을 통한 배기가스 저감 및 연비 개선 등 기술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진일보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모터쇼에서도 스포츠실용차의 강세는 여전했다. 르노삼성은 QM5의 후속으로 신기술을 대거 장착한 QM6를 선보였고, 기아차는 대형 콘셉트카 텔루라이드를 전시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훨씬 더 고급스러운 스포츠실용차로 마니아들을 유혹했다. 재규어 랜드로버와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인 마세라티가 신차를 잇따라 선보였고, 벤틀리도 최고출력 608마력, 최고속도 시속 301km를 내는 프리미엄급 스포츠실용차 벤테이가를 공개했다. 닛산은 프리미엄급 올 뉴 무라노를, 폴크스바겐은 신형 티구안을 각각 전시했다.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인해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져가는 가운데 스포츠실용차들이 기세등등한 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다. 스포츠실용차의 90% 이상은 경유를 쓰는 디젤 모델이기 때문이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은 디젤차량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해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준비해 환경부와 협의 중에 있다. 이른 시일 안에 리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모터쇼의 일반인 관람은 12일(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다. 공식 개막일인 3일은 낮 12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주말·공휴일에는 평일보다 1시간 연장한 저녁 7시까지 문을 연다.
부산/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위 부터 기아차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도요타 초소형 전기차 i-로드, 쉐보레 신형 볼트, 현대차 콘셉트카 아르엠(RM)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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