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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P “구조조정은 ‘보수적 가정’과 독립적 지휘자가 중요”

등록 2016-06-27 16:20

세계적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 한국기업신용평가팀 인터뷰
지난 13일 홍콩 국제상업센터에 위치한 S&P 글로벌 신용평가 홍콩사무소에서 한상윤 한국기업신용평가팀장과 박준홍 한국 자동차·철강산업 평가 이사가 <한겨레>와 인터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3일 홍콩 국제상업센터에 위치한 S&P 글로벌 신용평가 홍콩사무소에서 한상윤 한국기업신용평가팀장과 박준홍 한국 자동차·철강산업 평가 이사가 <한겨레>와 인터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업황 등이 개선되지 않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보수적 가정을 기반으로 자원을 동원하는 것과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관리자(매니지먼트)가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것입니다.” (스탠다드앤푸어스 글로벌 신용평가 한상윤 한국기업신용평가팀장)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겨레>는 세계적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 글로벌 신용평가(S&P)의 한국 기업담당 애널리스트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국내 정치·경제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진 위치에서 한국 기업·산업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으리라고 봐서다.

지난 13일 스탠다드앤푸어스 홍콩 사무소에서 만난 한국기업신용평가팀장 한상윤 이사와 철강·자동차 산업 신용평가 담당 박준홍 이사는 “보수적 가정의 중요성”을 수차례나 강조했다. 한 이사는 “‘2~3년 뒤엔 업황이 좋아진다’ ‘시장 점유율이 곧 오를 것이다’ 등의 낙관적 가정은 ‘당장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대책으로 이어진다. 지금처럼 세계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경기 민감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짤 때 비관적 가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2018년엔 조선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제로 구조조정 방안을 짠 금융위원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이사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봤다가 위기를 맞으면 더 많은 수단이 필요해진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신뢰는 더 추락하고 추가로 소요될 자금에 대한 구조조정 주체들의 합의도 더 어렵게 된다”며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한 번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잃는 게 적다”고 짚었다. 그 사례로 2009년 파산을 신청한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구조조정을 들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50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이 회사 지분 60%를 사들였다. 그는 “충분한 자금 투입 덕에 지엠은 핵심기술·핵심인력을 보존하고 연구개발(R&D) 투자도 이어가는 등 본원적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었다. 덕분에 자동차 업황이 좋아졌을 때 빨리 재기할 수 있었고 다시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정부 역시 어느 정도 자금을 회수(2013년 지분 매각으로 400억달러 가량)했다”고 설명했다.

두 전문가는 조선업황이 2~3년 안에 반등하리라 낙관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이사는 “경기가 좋아져 시장 수요가 회복될지도 불분명하고 중국 등 경쟁자도 많아졌다. 그만큼 자금조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는 “한국은 가장 덩치 큰 조선사 세 개가 위험에 노출돼 있어 회복에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고 더 시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 다만 해양플랜트 외 다른 기존 사업부문은 경쟁력이 있는 만큼 조선업을 살리는 쪽의 합의는 이뤄져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관리자(매니지먼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이사는 “기업의 시이오(CEO)는 단기 성과에만 집중할 수 있고, 채권단도 전문적 관리자라 볼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채권단 관리하에서 일련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2010년 일본항공(JAL)의 구조조정은, 일본항공과 관계없는 정보통신(IT) 기업 교세라의 구조조정 전문가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에 의해 지휘됐다. 이런 관리자 기용이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주는 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모리 교세라 창업자는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2010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일본항공 회장에 취임해 1년 만에 재무구조를 흑자로 돌려놨다.

홍콩/글·사진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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