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4조17억원, 영업이익 5846억원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 1.4배↑, 매출은 제자리걸음
가전·TV 사업에서 스마트폰 손실 대부분 메운 듯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 1.4배↑, 매출은 제자리걸음
가전·TV 사업에서 스마트폰 손실 대부분 메운 듯
프리미엄 스마트폰 G5를 내놓으며 ‘화려한 재기’를 꿈꿔온 엘지(LG)전자가 기대를 밑도는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4배 늘었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는데,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가전 사업이 그나마 실적을 떠받쳤다.
엘지전자는 2분기(4~6월) 실적 잠정치가 매출 14조17억원에 영업이익 5846억원에 이른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39.4% 늘었는데 매출은 0.5% 증가에 그쳤다. 지난 1분기와 견주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8%, 15.7% 늘었다. 언뜻 보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G4의 흥행 실패로 지난해 2천억~3천억원대 영업이익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보기 어렵다. 증권가에서 내다본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5992억원)에도 다소 못 미친다.
발목을 잡은 건 G5 판매 부진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3월31일 시장에 나온 G5는 주변기기를 갈아낄 수 있는 모듈형이라는 특징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5월 이후 판매가 주춤해졌다. 박형우 에스케이(SK)증권 분석가는 “제품 전략은 성공적이었으나 공개일과 출시일의 간격이 너무 길었고, 이후 부품 공급망 관리에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북미시장에서 밀린 탓도 크다. G5보다 조금 일찍 갤럭시S7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북미에서 구매자에게 스마트 티브이나 스마트폰 1대를 더 주는 공격적 마케팅을 벌였다. 엘지전자는 지난 1일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엠시(MC)사업본부에 상품기획·개발·생산·마케팅 업무를 총괄하는 피엠오(PMO) 조직을 만들고 주요 책임자를 교체했다.
그러나 가전(H&A사업본부)과 티브이·오디오(HE사업본부) 사업이 많은 영업이익을 내면서 G5의 손실을 상당 부분 메운 것으로 보인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티브이나 에어컨 등의 제품 판매는 순조로웠다는 것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