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범정부적으로 한국사람 (부총재) 되도록 노력”
여야 의원들 “검증도 안된 인물 보내 국제적 망신 산 것” 비판
여야 의원들 “검증도 안된 인물 보내 국제적 망신 산 것” 비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직위 상실로 인한 국익 손실에 대해 “결과적으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간 홍 부총재 개인의 문제라는 쪽으로 선을 긋던 태도에서 한발짝 나아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답변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홍 부총재가 개인적으로 지원해서 됐기 때문에 정부 책임은 없다는 것이냐’는 송영길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 부총리는 “결과적으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답답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투자를 하면서 부총재 자리를 확보하는데 검증조차 안된 인물을 보내 국가적 망신을 사게 됐다”며 “홍 부총재는 산업은행 회장 재임 당시 대우조선 부실조차 감독하지 못했던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이에 대해 “필요한 경우 조사기관이 (홍 부총재를) 부를 것으로 본다. 잘못된 것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부총재직 유지를 위한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마지막으로 노력할 것이 있다고 본다”며 “부총재로 재무책임자(CFO)직을 신설했는데 그 자리에 가겠다고 지속적인 의견을 전달 중”이라고 답했다. 유 부총리는 “중국 쪽에 확인을 해 봤는데 부총재를 새로 뽑는 과정에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과 이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 공개채용은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지난 8일 재무 담당 부총재직을 신설하고 후보자 채용 공고를 냈다. 대신 홍 부총재가 맡고 있던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직위는 부총재급에서 국장급으로 강등했다. 홍 부총재는 지난달 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쪽에 돌연 휴직계를 내고 현업에서 떠났다. 금융계에서는 국제기구 부총재직 상실은 상당한 국익 손실이라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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