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들이 학업을 마치고 취업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부담 등 탓에 일자리 구하기를 원하는 고령층들은 평균 72살까지는 일을 해야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조선’ 노동시장의 살풍경한 단면이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15~29살 청년들이 졸업이나 중퇴 등으로 학업을 마치고 임금노동자로 직장을 잡는데 소요되는 평균 기간이 11.2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 뒤 1년 가까운 시간을 ‘취업준비생’으로 견뎌내야 ‘월급쟁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첫 취업에 소요되는 기간은 지난해 11개월에서 0.2개월 늘었다.
이렇게 힘겹게 직장을 잡더라도 고난의 행군은 이어질 뿐이다. 청년층 첫 직장의 근속기간은 1년 6~7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첫 일자리를 그만뒀다”고 응답한 청년층은 60.8%에 달했다. 이들은 첫 일자리를 그만 둔 이유로 ‘근로여건 불만족(보수·근로시간 등)’을 48.6%로 첫손에 꼽았다. 이어 ‘개인·가족적 이유’(건강·육아·결혼 등)가 13.5%, ‘임시적·계절적인 일의 완료’도 10.7%에 달했다. 질 좋은 일자리 부족과 비정규직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헬조선의 팍팍한 삶은 고령층(55~79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장래에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61.2%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지난해 조사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장래 근로를 원한다”고 응답한 경우에 한해 취업을 희망하는 동기를 물었더니,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라는 응답이 58.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생활비 탓에 취업을 원한다는 비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고령층의 삶도 갈수록 무거워지는 셈이다.
실제 고령층 가운데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는 비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전체 1239만7000명에 달하는 고령층 인구 가운데 연금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4.1%로 지난해 같은 기간(45.0%)에 견줘 0.9%포인트 줄었다. 이들이 받고 있는 평균 연금수령액은 51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고령층의 평균연금수령액은 32만원에 불과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금수령 기준연령에 이르지 못한 50대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층에 포함되면서 연금수령자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