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600대 기업 조사…연간 실적이 목표보다 악화될 전망도 39% 달해
국내 대기업 열곳 중 네곳은 상반기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치에 못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응답도 40%에 육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31일 삼성전자, 현대차 등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6년 경영환경 실적 및 전망 조사’ 결과를 발포했다. 응답기업 수는 307곳이다.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치에 미달한다는 응답이 41.7%에 달했다. 이는 전경련이 지난 5월 1분기 조사 당시 경영실적이 목표에 미달한다는 응답이 32.1%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사이 기업 경영실적이 더 악화됐음을 알 수 있다. 상반기 실적이 목표치를 상회했다는 응답은 25.7%에 그쳤다. 나머지 32.6%는 연초 계획과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올해 연간 전망이 목표 대비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38.7%에 달했다. 이 또한 5월 조사 당시 연간 실적이 목표 대비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27.6%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연간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5.4%에 그쳤다.
전경련의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중국경제 둔화 등 부정적 대외여건으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경영전략으로는 사업 구조조정, 비용절감 등 경영내실화에 집중하겠다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다음은 금융·유동성 리스크 관리 15%,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 14.7%, 연구개발투자 등 성장잠재략 확충 12.4% 순서였다. 주요 그룹별로 보면 삼성은 전자, 금융, 물산 등 3대축을 중심으로 사업재편에 집중하고, 에스케이는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문화, 자산관리 혁신 등 3대 혁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엘지는 융복합 추세에 맞춰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한화는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석유화학과 방산분야의 시너지 확대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20대 여소야대 국회에 발의된 기업 관련 법령 중에서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법안으로는 법인세율 인상이라는 응답이 6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10.5%, 지배구조 개편 8.5%, 청년고용할당제 5.6% 순서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상법개정을 꼽은 응답은 4.9%에 그쳐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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