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추천위원회, “현대상선 출신, 해운업 이해 높아”,
현대상선 대표 이사 당시 부실 책임론에서는 자유롭지 않아
회생의 길을 밟고 있는 현대상선의 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63)이 내정됐다.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가 유 사장을 현대상선 최고경영자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채권은행 등으로 구성된 경영진추천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최종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뒤 지난 1일 유 사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추천위원회는 “유 내정자가 해운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컨테이너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재직 중인 인천항만공사에서도 물동량 증대 노력을 통한 실적 개선 등의 성과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경영정상화 추진에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 사장은 1986년 현대상선에 입사한 뒤 컨테이너 사업본부장, 해영선박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2년부터 현대상선 대표이사를 맡은 뒤 지난 2014년 인천항만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 사장이 현대상선 대표이사를 맡은 이듬해인 2013년 12월부터 현대상선의 자구안 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의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현대그룹이 자산 매각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
직원들의 분위기도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현대상선의 한 직원은 “유창근 대표 시절에 현대상선의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늘어난 것이 현재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