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사장, 회계감사국장 선임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는 국제자문단으로
한국에 배정된 부총재 자리 잃고 국장급 이하 자리만 확보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는 국제자문단으로
한국에 배정된 부총재 자리 잃고 국장급 이하 자리만 확보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고위직 공모에서 국장급 한자리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자리를 잃은 홍기택 최고리스크책임자(CRO)를 대신할 ‘부총재급’ 공모에 실패하면서, 국제금융기구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대신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근직인 이 기구 국제자문단의 일원으로 선임됐다. ‘알토란’ 같은 고위직 자리를 놓치고, ‘흑싸리 껍데기’만 받아온 셈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최근 이 기구 회계감사국장에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민간투자자문관에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부사장이 선임됐다고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 이 기구는 지난 7월8일 재무담당 부총재, 재무국장, 회계국장, 리스크관리국장 등 4명의 고위직 인사에 대해 공개채용을 실시했는데, 이 가운데 회계국장 자리가 한국에 돌아온 셈이다. 유 사장이 선임된 회계감사국장은 이 기구의 재정집행 계획을 짜고 재무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또 이 전 부사장이 선임된 민간투자자문관은 ‘국장 대우’로 민간자본과 공동투자 업무를 맡게 된다. 비중있는 자리이지만,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맡고 있던 ‘부총재’급에 견줘서는 낮은 직위일 수밖에 없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서별관회의 관련 언론 인터뷰’로 논란을 빚은 뒤 6월27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쪽에 휴직계를 냈다. 이어 이 기구는 직제 개편을 통해 홍 전 회장이 맡고 있던 투자위험관리 부총재직을 없애고, 리스크관리국장을 신설했다. 대신 기존 재무국장을 재무담당 부총재로 승격시켰다. 한국은 당초 배정받았던 부총재 직을 잃게 된 셈이다. 대신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기구의 국제자문단에 선임됐다. 10명 안팎의 금융권 인사들로 구성되는 국제자문단은 사업 전략과 주요 이슈를 자문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상근직이 아닌데다 정기적인 보고서 생산 등 의견 개진 역할도 없어서 사실상 ‘명예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선결과가 공식발표된 것은 아니고 한국인 채용결과만 통보 받은 것”이라며 “국제자문단은 특별히 예정된 업무가 있다기 보다는 각국 국제금융계에서 명망있는 인사들을 위촉한 명예직”이라고 설명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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